이래서 LG가 50억을 안겼나…'15년차' 국대 투수의 진심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 상상하면 기뻐"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한 해 한 해 성장하고 싶어요."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2차전에서 데뷔 후 최고의 경기를 완성했다. 바로 데뷔 첫 완봉승을 시즌 첫 등판에서 작성한 것.

이날 임찬규는 9이닝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공 100개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데뷔 후 완봉승은 물론 완투승도 없던 임찬규의 데뷔 최고의 피칭이었다.

2011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임찬규는 데뷔 시즌인 2011시즌부터 65경기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 4.46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주춤했고, 2018시즌 데뷔 첫 11승을 거두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20시즌 10승을 챙겼지만 2021시즌 1승 8패, 2022시즌 6승 11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023시즌 임찬규에게 새로운 전성기가 찾아왔다. 30경기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 3.42를 기록하며 LG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더한 임찬규는 시즌 종료 후에 LG와 4년 총액 50억 계약을 맺었다.

2024시즌에도 25경기에 나와 10승 6패 1홀드 평균자책 3.83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0승을 챙겼다. 또한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 2승 평균자책 1.59를 기록하며 준PO MVP에 선정되는 등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맹활약했다.

올해는 시즌 첫 등판부터 완봉승을 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임찬규는 "완봉승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 건 아니다. 한 번은 해보고 싶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9회 심장이 뛰더라. 최대한 감정을 누르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도파민이 올라오더라. 공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팬들이 연호를 해주시니까 더 집중하며 던졌다"라고 했다.

30대 들어서 임찬규에게 새로운 시간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어떠한 기대나 감회보다는 사람마다 다 목표가 있다. 어떤 선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상상을 할 때 행복할 수 있고, 누구는 좋은 기록을 써나갈 때 행복해할 수 있다. 그런데 난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더라. 한 해 한 해 조금씩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수로서 가장 행복한 날은 점수 많이 줬지만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서 승리투수가 된 날"이라고 웃은 임찬규는 "완봉승 경기는 내 힘으로 경기를 끝냈다는 점에서 더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아직 많은 등판이 남았다. 등판 준비 더 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요즘은 강속구를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155km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을 볼 수 있다. 임찬규는 이와 거리가 멀다. 이날 임찬규의 최고 구속은 145km, 150km도 안 나왔다.

임찬규는 "케이스마다 다르다. 젊은 선수들은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중간에서 넘어가는 선수들은 살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잘 연구해서 타자 승부하는 방법을 배우길 바란다"라며 "어떤 자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강공한 공을 던진다는 생각보다는 많이 연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경기도 많이 나갈 수 있다"라고 했다.

"직관을 온 어머니와 친누나, 그리고 보시지 못하는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완봉승은 돌아가신 아버지께 꼭 전해드리고 싶다"라며 가족에 대한 진심도 드러낸 임찬규. 그의 2025시즌 활약을 기대해 보자.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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