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거기서 못 막았다면…”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좌완 정현우(19)는 지난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11-6으로 앞선 5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승리요건을 갖췄다. 이때까지 정확히 122개의 공을 던졌다.
4회까지 93개의 공을 던진 정현우에게 승리요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홍원기 감독의 결단이 어렵게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키움은 이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17-10으로 승리, 정현우의 데뷔 첫 선발승이 완성됐다.
경기 후 정현우의 122구가 야구 커뮤니티, SNS, OTT 등에 꽤 논란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정현우에 대한 선발투수 육성 프로젝트가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정현우에게 특별한 날”이라는 말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아울러 다음 등판부터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만약 정현우가 그때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지 못하면서 5회말 상황이 지속됐다면, 정현우는 김선빈에게 123구째 공을 던졌을까. 홍원기 감독에게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물었더니 “마지노선은 최형우”라고 했다.
당시 최형우와의 승부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정현우는 무조건 최형우와의 승부까지만 맡기려고 했다는 얘기다. 결국 이날만큼은 한계투구수를 약 120개 정도로 설정했다는 의미다.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까지 정확히 118개의 공을 던졌다. 만약 김선빈까지 상대하게 했다면 130구를 넘어갈 수도 있었다. 아무리 정현우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했다고 해도 120구를 훌쩍 넘어가는 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홍원기 감독의 승부수 혹은 도박은 성공했다. 만약 정현우가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고 교체됐다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해 승리요건도 못 만들고, 4점차로 좁혀져 역전의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정현우는 이미 1회와 2회에 최형우에게 잇따라 안타를 맞았다. 최형우는 정현우의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20년 넘게 프로생활을 하면서 정현우와 비슷한 투수를 얼마나 많이 상대해봤을까. 수싸움 능력은 최형우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키움과 정현우로선 다행스럽게도 그때 정현우가 최형우에게 세 번은 당하지 않으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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