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올릭스, 잇단 대형 계약
뇌질환·항암·대사질환 분야 신약 플랫폼 기술 주목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이전으로 잇단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올릭스 등 기업이 뇌질환·항암·대사질환 치료 분야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손잡고 기술 수출에 성공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벌써 3건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됐다. 이들 계약 규모를 단순하게 합산하면 7조원대에 이른다.
기술이전은 국내 기업이 보유한 신약 개발 후보물질이나 플랫폼 기술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가 연구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계약 방식이다. 보통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상업화 시점의 로열티를 포함하는 구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달 영국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다만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중요한 장애물로 여겨진다.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수출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단기 마일스톤(기술료) 최대 1480억원(7710만파운드)을 수령할 예정이다. 계약금은 739억원(3850만파운드) 규모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복수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과 허가·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9623억원(20억6300만파운드)을 수령할 수 있으며,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받을 예정이다.
알테오젠은 지난 3월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트라제네카(AZ) 자회사 ‘메드이뮨’의 미국·영국 법인과 각각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4500만달러(651억원)를 포함한 총 규모는 13억5000만달러(1조9546억원)이다.
ALT-B4는 알테오젠이 개발한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효소로, 기존의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물질이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 미국과 ALT-B4를 항암제치료제 1개 제품에 대한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상업화에 적용하는 독점권을 확보하게 된다. AZ는 알테오젠에 계약금 2000만달러를 지급한다. 또 ALT-B4를 적용한 제품의 임상, 품목허가, 상업화에 따라 최대 5억8000만달러를 추가한다.
올릭스는 2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약 1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올릭스는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OLX702A)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총 9117억원에 일라이 릴리에 이전한다. OLX702A의 임상 1상을 완료해야 하며 이후 임상 개발·사업화를 일라이 릴리가 넘겨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OLX702A는 리보핵산 간섭이라는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특정 유전자(MARC1)의 활동(발현)을 억제하는 유전자치료제로, 유전자 활동이 억제되면 체내 에너지 대사가 증가해 체지방이 감소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 성과는 국내 기업 연구개발 역량이 글로벌 기준에서도 통한다는 방증”이라며 “특정 질환에 대한 혁신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글로벌 제약사의 협업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올해도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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