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화제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대한민국이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치열한 갈등을 겪는 동안, 연예계 역시 결코 '남의 일'로만 바라볼 수 없었다. 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에서, 연예인들은 작게는 SNS 한 마디에서부터 공연·시위 참석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그 사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또 때로는 뜻을 같이하며 뭉치는 모습은 지난 120일의 뜨거운 기록 중 일부가 되었다.
#장면1. 가수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탄핵 촛불문화제 무대에 오르며 탄핵 촉구 움직임에 목소리를 더했다. 이어 지난 3월 27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에도 직접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이승환의 개인 공연이 구미시 측 행정 조치로 ‘강제 취소’되는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일었다. 구미시 측은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라는 이유를 들었으나, 이승환과 일부 시민들은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장면2. 4월 초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가 주도한 ‘윤석열 파면 촉구’ 영상성명서가 공개되며, 탄핵 정국에 다시 불을 붙였다. 정지영·임순례·허진호 등 국내를 대표하는 감독들을 비롯해, ‘서울의 봄’ 김성수, ‘1987’ 장준환, ‘다음, 소희’ 정주리, 정진영·박해일 배우 등 무려 1,025명의 영화인이 힘을 보탰다.
영상 말미에는 탄핵 정국과 일맥상통하는 명대사들을 엮어낸 뒤, 거리 시위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제작진 측은 “영화인으로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장면3. 물론 모든 연예인이 탄핵 촉구에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 김흥국, JK 김동욱 등 일부 인사들은 탄핵 반대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들의 태도는 곧바로 탄핵 촉구 측과 마찰을 빚었다. SNS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폄훼한다”거나, “개인적 신념일 수 있지만,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는 거센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반대 의견 측은 “누구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응수하면서, 연예계 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장면4. 영화·드라마 인터뷰가 자주 열리는 안국역 인근 지역이 시위 최전선이 되면서, 여러 제작사는 갑작스레 인터뷰 장소를 옮겨야 했다. 인터뷰 장소 주변이 몰려든 시위대로 인해 혼란스러워지면서 연예인이 인터뷰 시간에 지각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 우려됐기 때문.
한 홍보 관계자는 "보통 안국역 근처 카페·라운지를 인터뷰 장소로 많이 쓰는데, 요즘 시위가 격렬하다 보니 안전 및 원활한 진행이 쉽지 않아 새로운 장소를 급히 물색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임박한 가운데, 연예계의 목소리는 지난 120일 동안 분열과 연대의 양면을 모두 보여줬다. 정치라는 단어가 그들의 일상과 무대, 그리고 팬들과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제 막바지에 이른 탄핵 선고. 연예인들은 탄핵 전선의 한가운데서 '탄핵 불가'와 '탄핵 촉구'를 외치며 의견을 숨기지 않았다. 곧 다가올 탄핵 심판 선고 결과가 어떤 파장을 낳을지, 그리고 연예계는 또 어떤 여정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비판하며 새로운 120일을 만들어갈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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