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120⅓이닝의 저력을 새삼 느낀다.
KIA 타이거즈 간판 유격수 박찬호(30)는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1회말에 우전안타를 날리고 2루에 벤트레그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 무릎을 그라운드에 크게 찧었다. MRI 촬영 결과 단순 타박상이지만, 약 1주일간 경기에 나가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26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박찬호를 1군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KIA는 지난해 수비이닝 2위와 6위(1111이닝, 김도영)를 자랑하는 박찬호와 김도영을 동시에 잃는 사태를 맞이했다. 시즌 초반이긴 해도 상당한 악재다. 공수주 겸장 테이블세터다. 공수마진에 엄청난 악영향이다. 이범호 감독도 두 사람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개막전서 햄스트링을 다친 김도영은 4월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지만,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박찬호는 심한 부상이 아니어서 다음주 주말 LG 트윈스와의 원정 3연전에는 복귀한다. 당장 김도영의 공백을 크게, 길게 느낄 법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박찬호는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유격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26일 경기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의 고교 시절 라이벌, 윤도현이 곧바로 치명적 실책을 범했다.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1,3루서 오선진의 땅볼을 잡다가 놓쳤다.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빗맞은 타구였다. 스핀이 많이 걸렸다. 윤도현으로선 급히 전진해 러닝 스로우를 해야 하는 타구였다.
그런데 그 정도의 타구는 유격수가 처리해주는 게 맞다. 유격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많이 연습하는 유형의 타구이기도 하다.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윤도현의 마음이 급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서 키움 3루주자 전태현의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자 키움은 갑자기 응집력을 발휘했다. 야시엘 푸이그, 이주형, 루벤 카디네스로 이어지는 1~3번 상위타선에서 연속안타가 나오면서 승부를 4-2로 뒤집어 버렸다. 물론 KIA는 2회말에 곧바로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아찔했던 실책인 건 맞다. KIA로선 박찬호가 생각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일단 열흘간 잘 버티면 박찬호는 돌아온다. 그러나 어쩌면 KIA가 올 겨울 겪어야 할 고민일 수도 있다. 박찬호는 올 겨울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그것도 강백호(KT 위즈), 팀 동료 최원준 등과 함께 FA 시장 전체 최대어급이다. 최전성기의 기량에, 겨우 서른 살이다. 경험도 상당하다. KIA로선 무조건 박찬호를 잡아야 한다. 물론 보장은 못한다.
KIA로선 다른 포지션은 몰라도 박찬호의 자리는 현실적으로 금방 확실하게 대체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 윤도현은 중~고교 시절 유격수였지만, 그건 아마추어 시절 얘기다. 김규성, 홍종표 등이 있지만, 박찬호처럼 공수주 겸장 카드들은 아니다. 당장 KIA가 박찬호 없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도 관심사이고, 장기적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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