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와 수비 포지션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라파엘 데버스가 결국 지명타자 출전을 받아들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데버스가 팀 승리를 위해 지명타자도 기꺼이 수용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데버스는 2024시즌까지 보스턴의 3루수로 활약했다. 데뷔 시즌 58경기에서 10홈런을 때려냈고, 이듬해 21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꾸준히 30홈런을 넘나드는 타자로 활약했다.
보스턴도 데버스에게 최고 예우를 해줬다. 2023시즌 종료 후 보스턴과 데버스는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816억원)의 대형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보스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액 계약. 장기 계약에도 데버스는 흔들리지 않고 28홈런 83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굴러온 돌' 알렉스 브레그먼으로 입지가 애매해졌다. 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 브레그먼과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46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브레그먼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 리그 3루수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반면 데버스의 수비력은 좋지 못하다. 지난 시즌 데버스의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는 -6을 기록했다. 이는 43명의 3루수 중 공동 36위에 해당하는 수치. 2020년 이후로 한정하면 -34다. 빅리그 3루수 중 가장 나쁜 기록.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브레그먼 3루, 데버스 지명타자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2월 중순 데버스는 "3루가 내 자리다. 나는 줄곧 그 자리에서 뛰어왔다. 구단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끼리 대화한 적은 있다. 내 입장은 분명히 전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데버스는 "내가 계약할 때 논의된 내용은 확실히 내가 오랫동안 3루를 맡게 된다는 것이었다"며 연장 계약 당시 3루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코라 감독은 "지금 보스턴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다른 지도자가 있다. 하임 블룸(전 보스턴 사장)은 지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있다"고 맞받아쳤다. 블룸은 2023년 9월까지 보스턴 사장으로 활동했고, 데버스의 연장 계약을 진두지휘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블룸은 해고되어 보스턴을 떠났다. 코라 감독은 데버스에게 3루 자리를 약속한 블룸이 떠났다고 지적한 것.
코라 감독은 "데버스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다. 그는 자신이 3루수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훈련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건 브레그먼과 데버스, 혹은 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보스턴의 문제다. 우리가 내릴 결정은 팀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시즌 개막이 임박하자 데버스가 입장을 바꿨다. 데버스는 "우리는 이미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지명타자 출전을 암시했다.
개막전 지명타자 출전 의향을 묻자 "좋다. 결국 결정권은 내게 있지 않다. 나는 이곳에서 결정권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좋은 기분으로 나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한층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데버스는 오는 1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지명타자'로 출전할 계획이다. 시범경기 첫 출전. 데버스는 "그게 현재 계획이다. 컨디션이 어떤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버스는 "나는 코라 감독, 크레이그 브레슬로 야구 운영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대화를 여기서 공유하지 않겠다. 사적인 대화였고, 내용을 공개하면 내가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내 입장에서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구단도 내 생각을 잘 알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사태가 조정됐음을 알렸다.
갈등은 봉합 수순이다. 데버스는 "내가 이 조직에 부정적인 존재로 비춰진 것이 조금 슬펐다"며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많이 성숙해졌고,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