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상암 최병진 기자]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A매치 매진은 이뤄지지 않으며 ‘흥행 실패’가 예고됐다.
선수 소개가 나오자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다 전광판에 홍 감독의 이름이 등장하자 “우~”라는 야유가 전해졌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비판하는 ‘피노키홍’, ‘한국 축구의 암흑기’ 등의 걸개가 등장했다. “정몽규 나가”콜에 이어 “홍명보 나가” 안티콜도 들렸다. 홍 감독이 전광판에 나올 때마다 야유는 계속됐다.
경기 내용도 졸전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단 1개의 유효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 득점에 성공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후반전에는 이강인과 손흥민이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렸으나 마무리의 세밀함이 떨어지면서 결국 FIFA 랭킹 96위와의 역사적인 첫 맞대결은 무득점으로 끝이 났다.
경기 후에는 갑자기 김민재가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김민재가 골대 뒤에 있는 팬들에게 무엇인가 이야기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김민재는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응원해달라고 했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못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실제로 감정적인 대치는 아니었지만 더 큰 충돌로 이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홍 감독은 관중들의 야유에 대해 “충분히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앞으로 견뎌야 할 부분”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주장 손흥민은 “염치없지만 응원을 보내 달라”고 호소를 했고 이강인도 “아쉽다”라며 ‘야유’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모든 일이 한국 축구의 성지에서, 그것도 월드컵 진출 최종 단계인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정 회장은 이 모습을 모두 경기장에서 지켜봤다.
상암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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