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배우 김의성(59)이 역대급 비호감 캐릭터를 만났다.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악역으로 활약한 그이지만, 이번엔 악역 그 이상의 존재감이다. 일명 '개저씨' 캐릭터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김의성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를 만나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의성은 원리원칙주의자인 것처럼 굴지만 욕망 앞에서 흔들리는 정치권 실세 최 실장 역을 맡았다. 최 실장은 잘나가는 골프 프로 진 프로(강해림)의 열렬한 팬으로, 음침한 속마음을 숨기고 있다. 창욱의 접대 이야기에 불같이 화를 내지만 진 프로와의 만남을 위해 골프 라운딩에 참여한다.
이날 김의성은 최 실장 캐릭터에 대해 "결함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그 결과물이 징그럽더라"라며 "'평소에도 조심해야겠다', '남들에게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도 하면 안 되겠다', '담백하고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의성은 "실제로 여성 프로골퍼들이 골프를 치면 아저씨들이 '골프 모르시네' 이러면서 보정을 해준다더라. 최 실장은 본인이 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선의가 객관화됐을 때 얼마나 끔찍한지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선의나 호의조차도 충분히 고려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극 중에는 김의성이 탱고춤을 추는 장면이 짧게 등장하기도 한다. 김의성은 "이거 찍으려고 골프 레슨, 탱고 레슨을 많이 받았다. 열심히 연습했는데 영화에 적게 나오고 코믹하게만 나오더라(웃음). 사실 영화 마지막에 탱고 추는 에필로그가 있었는데 편집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작품의 감독이자 배우 하정우는 지난 25일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이에 당일 진행된 '로비' 시사회 및 간담회, GV(관객과의 대화) 등 홍보 활동에서 빠지게 됐다. 현재는 퇴원해 '로비' 홍보 활동에 합류한 상태다.
김의성은 하정우의 상태에 대해 묻자 "우리끼리는 '살아만 있으면 된다' 했다. 이 사태를 어떻게 홍보에 이용할까 고민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수술은 큰일이지만 밝은 분위기 이어가려고 했다. '받는 김에 치질 수술도 받아라' 농담도 했다. 단톡방에서 경과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비밀이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김의성은 "영화 업계가 어렵기도 하고 잘 되는 영화도 적다. 그래서 우리 다 '로비'를 애틋하고 소중하게 생각해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하정우 감독도 홍보에 참석하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다. 병원에서 뛰쳐나와서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의성은 하정우가 연기한 스타트업 대표 창욱에게 공감된다고 이야기했다. 김의성 역시 소속사 대표로 있기 때문. 지난 2023년 배우 매니지먼트사 안컴퍼니를 설립하고 김기천, 이주영, 주보비, 김다혜 등 배우들을 영입했다.
그는 "배우들이랑 일하는 걸 해보고 싶었다. 배우로서 어딘가에 속해서 오랜 시간 지내왔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 배우와 회사가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서서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가 성장하는 걸 보면 재밌다. 아직은 시작하는 회사고 소속 배우들도 신인이라 기쁨보단 책임감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로비'는 2일 개봉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