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야구장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프로 선수라는 신분이라 생각해요."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3차전에 신인 선수를 라인업에 올렸다. 바로 3라운드 신인 외야수 박재현. 박재현의 데뷔 첫 선발 출전.
이유가 있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져 있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어울리지 않는 시즌 출발. 또한 주전 중견수 최원준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박재현에게 리드오프 겸 중견수 자리를 맡겼다.
당시 이 감독은 "다른 느낌으로 물꼬를 틔었으면 하는 바람에 재현이를 넣었다. 또 원준이가 많이 뛰었고, 재현이가 전날 김서현과 승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지금 타선이 침체되어 있으니 젊은 선수가 나가 움직이면 괜찮을 것 같아서 변칙 쪽으로 라인업을 움직여봤다"라고 했다.
박재현은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빠른 발이 장점인 선수. 김도영과 비슷한 스피드를 가졌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 첫 선발 출전 전까지는 6경기에 나와 2점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 박재현이 상대한 선발은 한미 통산 186승에 빛나는 '괴물' 류현진. 빅재현은 시작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류현진의 142km 직구 초구를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3번타자 나성범 타석 때 도루까지 성공했다. 데뷔 첫 안타와 도루를 류현진을 상대로 가져온 것이다. 첫 타석 이후 맞은 네 번의 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으나 선발 출전 경기에서 팀이 4연패에 탈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후 만났던 박재현은 이날 경기가 어땠는지 묻자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타석에서는 안타가 나오긴 했지만 아쉬웠다. 타이밍이 전체적으로 늦었다. 타이밍을 조금 더 앞으로 가져가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재현은 팀이 5-2로 앞선 7회말 무사 1, 2루에서 안치홍의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았다. 만약 안타로 연결됐다면 주자 두 명이 모두 들어올 수 있는 장타성 타구였다.
박재현은 "너무 잘 맞은 타구였다 우연인지는 모르겠는데 타구 치기 전에 '어떤 공이 오든 끝까지 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생각을 하자마자 타구가 오더라"라고 미소 지었다.
데뷔 첫 선발 출전도 선발 출전이지만, 류현진이라는 최고 투수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을 터.
"선발 출전이 긴장되긴 했지만, 경기에 나가 뭘 해야 될지를 생각했다"라고 입을 연 박재현은 "부담은 됐지만 유명한 선수든 신인 선수든 야구장에서는 똑같은 프로 선수라는 신분이라 생각한다. 타석에 들어가면 싸워서 이길 생각만 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류현진 선배님과 상대하면서 컨트롤이 너무 좋으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괜히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선수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제 시작이다. 박재현은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다. 항상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에 비해 괜찮았던 것 같다"라며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게 아니다. 1회부터 9회까지 풀타임으로 나가면서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경기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에는 대형 신인 투수들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박재현도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릴 준비를 마쳤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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