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변하지 않는 진리다. 투수에게는 구속보다 제구다. 한층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준 최원준이 김유성(이상 두산 베어스)보다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두산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선발투수 김유성은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 번째 투수 최원준은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유성과 최원준은 5선발을 놓고 경쟁을 벌였고,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경기 결과에 따라 5선발이 정해진다고 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투수로서 경기 운영을 잘해야 하고, 구위도 있어야 하고, 결과도 남겨야 한다"며 "이 정도 부담도 이기지 못한다면 선발투수 못한다"고 못 박았다.
김유성의 시작은 훌륭했다. 1회초 박주홍을 헛스윙 삼진, 루벤 카디네스를 1루수 뜬공, 이주형을 중견수 플라이로 정리했다.
2회초부터 흔들림이 생겼다. 선두타자 최주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김동엽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오른쪽 손목에 공을 맞은 김동엽은 장재영과 교체됐다. 전태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여동욱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 2루에서 김건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큰 것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3회초 김유성은 선두타자 김태진에게 2루타를 내줬다. 박주홍과 카디네스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숨 돌렸다. 하지만 이주형에게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던졌고,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투런 홈런을 맞았다. 김유성의 시범경기 첫 피홈런. 곧바로 최주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폭투까지 허용하며 다시 2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장재영을 1루수 뜬공으로 정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초부터 최원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최원준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솎아내고 삼자범퇴로 경기를 시작했다. 5회초에도 김태진을 중견수 뜬공, 박주홍으 1루수 땅볼, 카디네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6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6회말 주자 없는 1사에서 강진성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장재영을 헛스윙 삼진, 전태현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7회말부터 좌완 이병헌이 등판, 최원준은 임무를 마쳤다.
최원준이 판정승을 거뒀다. 투구 수 대비 효율성은 물론, 피안타도 훨씬 적었다. 구위는 김유성이 한 수 위였다. 다만 몇몇 투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장타를 허용했다. 사사구도 2개나 기록했다.
구속보다 제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유성은 최고 154km/h, 최저 145km/h의 빠른 공을 구사했다. 최원준은 최고 146km/h를 찍었다. 김유성의 최저 구속과 비슷한 수준. 하지만 안정감은 최원준이 더욱 좋았다.
2025시즌 개막 5선발은 최원준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두산은 콜 어빈-잭 로그-곽빈-최승용까지 4선발을 꾸렸고, 마지막 자리에 최원준이 합류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최원준은 24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했다. 시즌 내내 선발진을 지켰지만 타자를 이겨내지 못하며 커리어 로우를 썼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시즌을 마치면 최원준은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2020년(10승) 혹은 2021년(12승) 성적을 재현한다면 대형 계약도 가능하다.
한편 김유성은 지난 시즌 17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43을 기록했다. 리그 최상급 구위를 지녔지만 제구에 발목을 잡히며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올 시즌 5선발 도전장을 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고척=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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