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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4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으며 부푼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고우석. 그러나 참 안풀리는 모양새다. 올해 빅리그 콜업이라는 목표를 안고 참가한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MLB.com'의 마이애미 말린스 담당 크리스티안 데 니콜라와 '마이애미 헤럴드'는 21일(한국시각) 스프링캠프에서 수건으로 쉐도우 피칭 훈련을 하던 고우석의 오른손 검지가 골절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7시즌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의 경우 빅리그 구단이 해당 선수에게 관심이 있을 때 취하는 절차, 하지만 신분조회가 반드시 계약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많은 KBO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지만, 막상 빅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은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고우석은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보기로 결정했고, LG 트윈스의 허락을 받은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65억원)의 '버저비터' 계약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고우석은 지난해 단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치른 시범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개막 로스터(26명+2명)에 승선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상심이 컸던 탓일까. 미국으로 돌아간 뒤 시범경기에서도 고우석은 부진했고, 결국 샌디에이고 더블A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맞게 됐다.
그리고 이후에도 실망스러운 행보의 연속이었다. 샌디에이고 더블A 10경기에서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로 부진한 고우석은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의 반대급부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하게 됐으나, 마이애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샌디에이고보다 선수단 뎁스가 두텁지 않은 마이애미에서도 결국 콜업되지 못하면서, 매우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그래도 올해 다시 고우석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초청 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된 까닭. 그런데 'MLB.com'과 '마이애미 헤럴드'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21일 고우석이 기술훈련을 하던 중 특정 그립을 잡을 때마다 손가락에 통증이 발생해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검지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일단 고우석은 2주 뒤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시범경기 등판은 사실상 무산됐다고 볼 수 있다.
시범경기 등판이 무산된 것은 고우석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고우석과 계약은 올 시즌이 끝인 데다가, 제대로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빅리그로 불러올렸다가는 '마이너 거부권' 옵션을 발동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 이렇게 될 경우 마이애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로스터의 한 자리를 고우석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때문에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고우석의 콜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빅리그 진출을 택한 고우석. 하지만 입단과 동시에 마이너리그 강등과 트레이드라는 아픔을 겪은데 이어 손가락 골절이라는 부상까지 당했다.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고우석의 미국 생황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점점 고우석의 KBO리그 복귀가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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