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가 알렉스 브레그먼을 품에 안으면서 3루수 고민을 해결하게 된 가운데 그 역풍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불어닥치는 모양새다. 일단 놀란 아레나도가 개막전 3루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존 모젤리악 사장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지금의 마음가짐으로는 이 시점에서 놀란 아레나도가 우리 클럽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겨울 전력 보강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핵심' 놀란 아레나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며 '셀러(Seller)'로 돌아섰다.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9순위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아레나도는 세인트루이스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다.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아레나도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12시즌 동안 올스타 선정 8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5회, 홈런왕 3회, 타점왕 2회에 오르는 등 1680경기에서 1826안타 341홈런 1132타점 944득점 타율 0.285 OPS 0.857를 기록 중.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빅리그 최고 레벨에 해당된다.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세인트루이스는 '리빌딩'을 선언하며 에레나도를 시장에 내놨는데, 분명 스토브리그 초반의 인기는 뜨거웠다.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일보직전이었다. 하지만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들고 있는 아레나도가 휴스턴행을 거부, 세인트루이스는 첫 번째 기회를 놓치게 됐다.
그래도 아레나도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주전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와 결별이 확정된 뉴욕 양키스도 아레나도의 영입에 관심을 가졌고, 보스턴 레드삭스 또한 아레나도의 트레이드와 연결된 데 이어 급기야 2년 연속 스토브리그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LA 다저스도 아레나도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이들과 연은 닿지 않고 있다. 이유는 세인트루이스가 너무 큰 욕심을 부렸던 탓이다. 어떻게든 아레나도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봉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상대 팀에 연봉 보조를 과하게 요구했는데, 양키스가 백기를 들었다. 이후 좀처럼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자 세인트루이스는 조건을 수정, 다시 한번 트레이드를 모색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아레나도의 트레이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계약이 성사됐다. 바로 아레나도의 트레이드 후보군 중 하나였던 보스턴이 'FA 최대어' 알렉스 브레그먼과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33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라파엘 데버스라는 '간판타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스턴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3루수 영입을 추진해왔고, 아레나도가 아닌 브레그먼 영입을 택했다.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트레이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으나, 일단 세인트루이스는 아레나도와 함께 시즌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모젤리악 사장은 "아레나도가 개막전 3루수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아레나도의 트레이드에 대해 논의했을 때를 돌아보면 이번 오프시즌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그 무엇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모젤리악 사장은 "일단 트레이드를 하려는 팀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팀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와 어색한 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는 여전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라고 개막전 3루수로 아레나도가 출전하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