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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이정후가 3번을 칠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타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이정후는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37억원)의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아시아 출신 선수 중에서는 다나마 마사히로(現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2위(현재 3위), 야수 중에서는 전체 1위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이정후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지을 알 수 있는 대목.
키움 히어로즈 시절에는 주로 3번의 역할을 맡았던 이정후.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폭발적인 주력과 정교한 컨택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길 뜻을 드러냈고, 이정후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첫 경기부터 중견수, 1번 타자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내내 이정후는 리드오프로 경험치를 쌓아나갔다.
정규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줄곧 시범경기와 똑같은 임무를 수행했고, 이를 통해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종종 3번(5경기), 7번(1경기)로 출전하긴 했지만, 가장 많은 경기를 최전방에서 치렀다. 하지만 이정후는 시즌은 단 37경기 만에 종료됐다.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려다가 펜스와 강하게 충돌, 어깨 부상을 당한 까닭이다.
이정후는 충분히 재활을 통해 시즌 중 복귀를 노려볼 수 있었지만, 수술을 통해 불안함을 완전히 털어내는 선택지를 가져갔고, 그대로 시즌을 종료했다. 빠른 수술을 통해 충분한 재활 시간을 벌어낸 이정후는 한국으로 귀국할 때부터 이미 재활 스케줄을 대부분 마쳤고, 올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밥 멜빈 감독이 이정후의 타순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예고했다. 멜빈 감독은 14일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 부상에서 복귀하는 이정후가 때때로 3번 타순에서 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선수들의 타순에 따라 이정후가 리드오프가 아닌 중심 타선에 배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정후가 아니더라도 샌프란시스코에는 1번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자원은 많다. '뉴페이스' 윌리 아다메스를 비롯해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맷 채프먼, 엘리엇 라모스에 이어 지난해 지난해 96경기에서 88안타 15홈런 34타점 53득점 17도루 타율 0.280 OPS 0.831라는 인상적인 결과를 남긴 타일러 피츠제럴드 등이 있다. 특히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경우 2번에서 출루율이 4할(0.404)을 넘을 정도인 만큼 리드오프의 강력한 후보다.
하지만 타순의 변화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날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3번을 칠 수도 있다는 소식과 함께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정후의 맞는 옷 찾기'는 올해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된 후 본격 시작될 전망.
아직 야수조가 공식적으로 합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 첫 훈련부터 참석한 이정후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웨이트 훈련을 시작으로 캐치볼과 홈 송구 훈련, 프리 배팅까지 모두 소화하며 지난해의 어깨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낸 모습을 보여줬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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