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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 등 여러 내부 옵션을 보유했다.”
LA 다저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 또 한번 ‘만능스타’ 무키 베츠(33)에게 주전 유격수를 맡긴다. 메츠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내, 외야를 오가며 맹활약한 공수겸장 스타였다. 그래도 외야수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2023시즌 도중 2루수로 옮겼고, 2024시즌 시범경기서 개빈 럭스(신시내티 레즈)의 유격수 수비가 불안하자 전격 유격수 이동을 통보받았다.
베츠는 작년 서울시리즈 당시 타격보다 수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유격수 자리에서 펑고를 소화하는 모습에, 그냥 3억6500만달러 대형계약을 따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베츠의 2024시즌 유격수 수비가 매끄럽다는 평가는 못 받았다. 아무래도 유격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활동량도 많다. 결정적으로 베츠의 유격수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81경기, 73이닝이다. 118경기, 99이닝의 2루수보다도 적다.
그래서 다저스는 베츠가 작년 6월 손목부상으로 공백기를 갖고 돌아오자, 익숙한 우익수로 복귀시켰다. 그렇게 베츠의 중앙내야 복귀는 없던 일이 되는 줄 알았지만, 브랜든 고메스 단장이 지난 12월 베츠가 중앙내야에서 2025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후 유격수 복귀가 다시 한번 확정됐다.
초호화군단 다저스는 외야와 코너 내야에 비해 중앙내야 멤버들의 이름값은 떨어지는 편이다. 매년 겨울 초특급 유격수를 살 것이란 소문만 돌았을 뿐, 현실이 되진 않았다. 올해 다저스는 베츠-김혜성 키스톤으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키케 에르난데스의 재계약,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등의 존재감이 있지만, 일단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주전 2루수를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에게 1년 내내 시간을 줄 가능성은 없다. 시범경기서 부진하거나 시즌 초반 안 좋다면 김혜성의 자리는 다른 선수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유격수가 중앙내야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이는 다저스의 올 시즌 월드시리즈 2연패 도전에도 꽤 중요한 이슈다. 베츠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MLB.com은 “배츠는 커리어 내내 외야에서 강력하고 정확한 팔을 보여줬지만, 던지는 것은 문제였다. 내야 송구에 적응할 시간이 몇 달이나 남았으니, 베츠는 올 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더 나은 장비를 갖춰야 한다. 단순히 서비스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가 되고 싶어한다”라고 했다.
단, 베츠의 유격수 수비가 작년처럼 또 불안하면 플랜B 가동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김혜성이 등장했다. MLB.com은 “베츠는 도전에 맞서 싸울 때 번창하기 때문에 유격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MLB.com은 “베츠가 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다저스는 미겔 로하스, 김혜성, 토미 에드먼 등 교체할 수 있는 여러 내부 옵션을 보유했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근래 키움 히어로즈에서 3년 연속 2루수로 뛰었다. 그렇지만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다저스의 내부상황이, 김혜성의 범용성을 테스트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김혜성에겐 고무적인 일이다.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아 롱런하는 게 가장 좋지만, 사람의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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