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다윗과 골리앗 싸움" 2.7억원 납품 중소협력사에 101억 소송 공방
DB그룹 계열 DB하이텍 자회사 DB글로벌칩, '묻지마 소송'
웰킵스 "해도 너무 한거 아니냐, 대기업이라도 제대로 맞서겠다"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대기업의 '묻지마식 100억대 소송'으로 물의를 빚은 DB그룹과 하청업체 웰킵스하이텍의 100억원대 본안 소송이 본격화된다.
30일 관련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DB그룹 산하 DB글로벌칩과 하청업체 웰킵스하이텍은 1차 변론기일인 다음 달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본안소송을 진행하며 101억원의 본격적인 법정공방에 들어간다. 당초 1차 변론기일은 지난 8월 20일이었지만, DB글로벌칩의 요청에 따라 연기된 바 있다.
웰킵스하이텍 법정공방은 DB글로벌칩이 제기한 부품 결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때문이다. DB글로벌칩은 웰킵스하이텍에 납품받은 COF(칩온필름·Chip On Film)에 불량이 생겼다는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채권가압류와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걸었다. 약 1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기업과 중소기업 분쟁에는 '을'의 입장인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이지만 이번 사례는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하청업체인 웰킵스하이텍이 억울함을 주장하는 강도가 큰 만큼 이른 바 '끝까지 소송'으로 흐를 전망이다.
웰킵스하이텍은 DB글로벌칩의 거액 소송으로 인해 현재 COF 사업을 완전히 접었고, 부서 직원 70여명을 모두 정리 해고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양측이 협력사로 관계를 이어온지는 16년이 되지만 이번 사태로 웰킵스 측은 COF 관련 사업 자체를 다시 재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202억원 가운데 DB글로벌칩의 물량이 약 84억원이나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았지만, 사업 철수로 인해 폐업을 걱정해야 할 만큼 타격이 적지않았기 때문에 이번 소송으로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웰킵스하이텍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에서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고 보지만, 이번 DB글로벌칩의 소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12억원의 상계 처리를 완료했고 소송까지 가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회사의 억울하고 개탄스러운 부분을 모두 소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B글로벌칩 관계자는 "협력사 잘못이라는 법적 검토를 마치고 본안 소송에 돌입하는 만큼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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