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남혜연 기자] 쉽지는 않았다. 두려웠고, 무엇보다 많은 이들에 미안함이 가득한 한 주였다고 한다.
'톱스타' 정우성, '연예계 공공재' 정우성, '배우' 정우성에게 또 다른 이름이 생겼다. '아빠' 정우성.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결혼이 아닌 생물학적인 아버지임을 선택한 사실을 대중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모델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얻은 배우 정우성이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무대에 올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우성이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굳은 표정으로 무대 위에 오른 정우성은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기도 했던 아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며 앞서 소속사를 통해 말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배우 정우성에게 영화제는 당연히 참석해 함께 축하를 하는 자리였다. 상을 받지 않는다 해도 한 걸음에 달려가 동료 배우 및 관계자들과 함께 축하를 하고, 올 한 해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들을 함께 돌아보며 즐기는 또 하나의 무대였지만, 이번에는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청룡영화제는 지난 30년간 자리를 지켰던 김혜수의 뒤를 이어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새로운 얼굴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였고,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는 이날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총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배우 정우성에게 생애 첫 1000만 관객이라는 영애를 안겨준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를 누구보다 기다렸다. 그런 정우성이 사생활 논란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고, 계속된 구설에 참석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정우성 씨가 영화제에 참석을 미리 알리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영화제에 자신의 사생활로 인해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컸다"면서 "영화제 측에 양해를 구하고 레드카펫에 서지 않기로 했다. 또한 당일 오전 까지도 심경을 어떠한 형식으로 전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계자들에게 많은 미안함을 드러냈다. 평소에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성격이라 피하는 것보다는 정돌파로 말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마음을 먹기까지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스태프들에게 '힘든 과정을 함께 겪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대중 앞에서 논란의 여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만큼 고민을 많이 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논란 이후 공식 석상에서의 사과 그리고 아들에 대한 언급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배우 정우성이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비난의 소재가 되어선 안된다. 문가비 역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본업으로 무대 위에 오르는 날이 올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둘 사이 양육비나 아들에 대한 궁금증이 아닌 사적인 영역에 대한 무관심일 것 같다.
남혜연 기자 whice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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