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손흥민(토트넘)과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만난 가운데 첫 스타트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26일 9월에 진행될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와 한 조에서 최종 예선을 치른다. 다음 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를 가진 뒤 10일에 오만과 2차전을 진행한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조광래 감독이 3차 예선에서 경질됐고 최강희 감독이 임시 채제로 대표팀의 최종 예선을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은 최종예선만 대표팀을 맡겠다고 밝혔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경기력 개선은 기대할 수 없었다. 한국은 졸전을 거듭했고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로 앞서며 간신히 2위 자리를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공언대로 최종예선이 끝난 후 최 감독은 대표팀에서 물러났고 축구협회는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내며 연령별 대표팀에서 나름의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성인 대표팀을 한 번도 지도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월드컵 본선을 이끄는 것에 우려가 커졌다. 시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올림픽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의리 축구’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결국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당시 대표팀 막내로 고군분투했던 이가 바로 지금의 캡틴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벨기에전이 끝난 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홍 감독과 손흥민은 10년 만에 대표팀에서 재회하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달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출장을 갔고 손흥민을 런던에서 직접 만났다. 홍 감독은 “잘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팀에 잘 반영할 계획”이라고 면담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3월부터 대한민국 주장 완장을 단 손흥민은 홍명보호에서도 캡틴을 맡는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주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제는 주장으로 홍 감독과 함께 월드컵을 준비하는 손흥민이다.
10년 전 홍 감독과 손흥민의 첫 만남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최종 예선 1차전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 몇 배는 큰 상황이다. 덩달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도 1차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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