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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관음적 시선은 이만 거두는 게 좋겠다.
최근 고 설리의 유족은 영화 '리얼'(감독 이로베) 촬영 당시 설리가 노출 및 베드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2019년 설리의 장례식에서 의문스러운 내용을 들었다"며 ▲ 설리와 김수현의 베드신이 원래 대본에 구체화되지 않았다 ▲ 당초 설리의 대역배우가 있었으나, 설리를 설득해 베드신을 강요했다 ▲ 베드신 촬영 날 대역배우가 현장에 상주했으나, 아파서 못 왔다는 거짓말을 했다면서 김수현 측에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2017년 개봉한 '리얼'은 평점 4점대, 누적관객수 47만 명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100억 원대 제작비에도 난해한 전개와 연출로 역대급 괴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정섭 감독이 하차하고, 김수현의 이종사촌으로 알려진 이로베가 감독으로 합류한 점에서 가족 경영의 나쁜 예로도 일컬어졌다.
'리얼' 측은 개봉 당시 "설리가 대역 없이 수위 높은 노출을 소화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작품보다도 '전라 노출' '파격 베드신' 등 자극적인 키워드가 화제를 모았다. SNS로 연일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던 설리는 '리얼'로 인해 또 한 번 무분별한 악플과 성희롱에 내몰렸다.
유족의 폭로와 함께 '리얼'의 수위 높은 노출과 베드신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봉한 지 8년이 지난 '리얼'은 이날 넷플릭스 영화 순위 2위에 오르며 뜻밖의 역주행을 했다. 대중은 설리가 겪었다는 일에 분노하면서도 '리얼'을 보러 몰려들었다. '리얼' 측의 알량한 노이즈 마케팅이 결국 통한 것이다.
생전 설리가 원치 않은 노출을 강요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리얼'로 인해 고통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무심코 튼 영화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리얼' 측이 의도한 대로 고인을 소비하고자 했다면 경각심을 가질 때다. 값싼 호기심이 고인과 유족의 아픔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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