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상대편 선수가 쳤다는 부분에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아쉽지는 않아요."
한화 이글스 외야수 김태연은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한화 구단 역사에 남기는 데 성공했다.
김태연은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1차전에 6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실 김태연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격감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팀이 치른 5경기 모두 리드오프로 나섰는데 3안타 1타점 3득점 타율 0.167에 그치고 있었다. 리드오프로서는 아쉬운 타격 수치.
그러나 이날은 팀이 중요할 때 한방을 책임졌다. 한화가 0-2로 끌려가던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상현과 승부했다. 2B-2S에서 전상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도 개장 첫 홈런을 기록했던 김태연은 정규 시즌에서도 한화의 새 안방 첫 홈런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개장 첫 홈런은 아니다. 김태연 직전에 7회초 'ML 88홈런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 홈런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한화는 김태연의 홈런을 시작으로 7회 2사 이후에만 5점을 가져왔다. 8회 2점을 더한 한화는 7-2 승리를 챙기며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태연은 "1호 홈런?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항상 홈런을 노리고 들어가지 않는다. 상대편 선수가 쳤다는 게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는 팀 타율 0.129에 머물고 있었다. 팀 타율 꼴찌며, 10개 구단 가운데 1할대에 머문 건 한화가 유일했다.
김태연은 "팀 타선이 결과적으로 안 좋았던 건 맞는데 그 속의 과정들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채)은성이 형을 비롯한 형들이 '똑같이 하다 보면 잘될 거야'라고 말했고,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하다 보면 언젠가 터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잘 맞은 타구도 되게 많았다. 그 생각에 너무 빠지고 야구하면, 더욱 심각해질 것 같았다"라며 "5회에도 병살타 칠 때 안타 같았는데, 김선빈 선배님이 계시더라. 그리고 병살타로 연결되었는데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고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김태연은 "그동안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잘 맞은 것도 잡히고, 결과도 안 좋고 그러다 보니 속에 답답한 게 많았다"라고도 했다.
이날 경기 전 LG와 잠실 원정 3연전에서 도합 6안타, 1득점에 그치고 있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이렇게 안타와 득점이 안 나온 적이 없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태연은 "오늘 경기로 인해 완벽하게 됐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갖고 활발한 공격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개장 첫 경기부터 17000명 만원 관중을 이룬 가운데 김태연은 "팬 여러분들이 큰 목소리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굉장히 큰 목소리가 우리 선수들에게 와닿았다. 팬들의 열정을 제대로 느꼈다"라며 "앞으로도 더 잘 치고, 더 잘 받고, 더 열심히 하겠다. 늘 잘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힘내서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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