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가 2025시즌 커터를 달고 나왔다.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커터만 3안타를 허용, 소기의 목적을 100% 달성하지 못했다.
고영표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8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총 94구를 구사했고 직구 41구, 체인지업 41구, 커터 16구를 뿌렸다. 구속은 최고 138km/h 최저 131km/h를 찍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 2아웃 이후 강승호가 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견제를 통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2회는 선두타자 2루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2루에 몰렸다. 여기서 오명진과 이유찬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한 타순이 돌자 공을 얻어맞기 시작했다. 3회 3피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했다. 4회는 세 타자로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5회 3피안타와 1볼넷, 실책성 수비를 묶어 2실점 했다.
'비밀 무기' 커터도 3피안타를 맞았다. 고영표는 스프링캠프부터 좌타자를 잡아내기 위해 커터를 갈고 닦았다. 좌타자 기준 몸쪽 높이 파고드는 커터를 던진 뒤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기본 피칭 전략이다. 초반은 커터로 쏠쏠하게 재미를 봤지만 공이 눈에 익자 맞아 나가는 모양새였다. 2회 제이크 케이브, 3회 김민석과 강승호가 커터를 공략해 안타를 쳤다.
26일 경기 전 만난 고영표는 "최소 5이닝은 던지고 싶었는데 못 던져서 아쉽다. 팀이 이겨서 일단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날 피칭을 평가했다.
정규시즌에서 커터를 써본 느낌은 어땠을까. 고영표는 "일단 저에게는 필요한 구종이라 느꼈다. 떠오르게 던질 때가 굉장히 효과적이더라. 횡적으로 움직이거나 공이 끝에서 떨어지면 굉장히 위험한 구종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며 "완성도가 아직 떨어지기 때문에 투구 메카닉이 정립이 되고 일정해지면 커터도 같이 일정해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던지고 싶은 위치는 역시 하이 존이다. 고영표는 "체인지업이랑 상반되는 구종이어야 한다. 타자가 느끼기에 횡적 회전인데 좀 더 밀려 올라오는 느낌이면 훨씬 효과적이다. 하이 존에 공략을 할 의도를 가지고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원태인은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들이 커터 혹은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어렵다고 한 바 있다. 고영표는 "어렵긴 하다. 어려운 것을 높은 확률로 해내는 게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덕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태인도 리그에서 S급 선발 투수다. 그걸 해내니까 좋은 선발 투수다. 물론 어렵지만 해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체인지업과 커터/슬라이더가 공존하기 어려운 이유는 팔의 회전 때문이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팔을 안쪽으로 말아주는 내회전이 일어난다. 커터/슬라이더를 잘 던지기 위해선 반대로 팔이 바깥으로 외회전해야 한다. 고영표는 내회전과 외회전을 빠르게 전환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사이드암 기준으로 공을 눌러주고 덮어주느냐(내회전), 그리고 공의 밑동을 긁어주느냐(외회전)의 차이가 있다. 그 부분을 빠르게 전환하고, 제구도 해야 하고, 공에 힘도 실어야 한다. 투수에게는 예민하게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경기를 치르며 커터를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한 힌트를 얻었다. 고영표는 "공을 놓을 때 (팔) 위치가 높아지면 안 되더라. (팔이) 낮아야 공의 밑을 누를 수 있고, 밑을 눌러줘야 공이 뜨는 느낌이 난다. 그런데 팔이 높아지면 횡적 움직임이 생기고 위험하더라"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낮은 팔의 위치는 흔히 말하는 익스텐션이나 릴리즈 포인트가 아닌, 팔이 벌어지지 않는 동작을 뜻한다. 고영표는 "팔이 많이 넓어지면 안 된다. 체중이 분산되면 손도 멀어지고 컨트롤할 수가 없다. 최대한 몸 가까이에서 힘을 축적시켰다가 분출해야지만 원하는 공이 나온다"고 말했다.
공존은 어렵지만, 분명 이를 해내는 투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원태인, 그리고 류현진이다. 원태인은 기존에도 잘 던지던 체인지업에 슬라이더를 발전시켜 2024년 다승왕이 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커터를 익혀 쏠쏠한 재미를 봤다. 고영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커터를 구사할 수 있을까.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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