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 "유상증자는 대규모 투자 위한 최선의 선택"

손 대표 "부채비율 높아지면 입찰 불리해 결정"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최근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혜량해달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25일 오전 경기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주주총회에서 "유럽연합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투자가 절실하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급성장과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회계방식으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단기간에 방산부문에서만 31조4000억원(2024년 말 기준)의 대규모 수주로 선수금이 급증한 영향이다.

손 대표는"방산 구매 국가들은 한 번 구매하면 장기 유지보수로 최소 30년 이상 사용하는 방산제품 공급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며 재무 안정성을 중시해 입찰에서 신용평가 등급과 재무정보를 요구한다"며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입 등의 방식으로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최근 빠르게 회복하는 유럽 방산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서 주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하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K-방산의 선두 주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방위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와 미국의 해양방산 및 조선해양 산업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3조6000억원의 자금으로 해외 방산 거점 및 조선소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기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K9, 천무 등의 뒤를 이어 글로벌 방산 시장을 선도할 신무기체계 개발과 방산 인공지능(AI) 플랫폼 및 무인체계 핵심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이와 더불어 첨단 엔진 및 소재 국산화 개발, '발사체-위성-데이터 분석' 통합 안보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미래 기술과 제품에도 투자한다. 대외적으로는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글로벌 거점 확보·증대, 현지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조 6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2035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소액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의 미래 가치 보호와 제고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안건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마이클 쿨터 해외사업 총괄 사장 사내이사 선임 ▲이사 수 7명에서 9명으로 한도 확대 등이 모두 통과됐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