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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압박감(Pressure)은 특권이다"
알렉스 브레그먼이 마침내 보스턴 레드삭스에 상륙했다. '빅클럽'은 언제나 선수에게 성적에 대한 강한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브레그먼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7일(한국시각) 브레그먼의 보스턴 입단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브레그먼은 최근 보스턴과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3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매 시즌 종료 후 새로운 행선지를 찾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다. 활약에 따라 더 나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소리.
브레그먼은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을 뛰며 1111경기 1132안타 191홈런 663타점 타율 0.272 OPS 0.848을 기록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2017년과 2022년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올스타 2회,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 각각 1회를 따낸 경험이 있다.
올 시즌 FA 최대어로 꼽혔다. 다만 2024년 OPS 0.768로 부진해 초대형 계약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앞서 휴스턴이 6년 1억 5600만 달러(약 2249억원)를 제시했지만 거절했다. 이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6년 1억 7150만 달러(약 2472억원), 시카고 컵스가 4년 1억 2000만 달러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당초 브레그먼은 6년 이상의 계약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규모의 계약이 나오지 않자 'FA 재수'를 선택한 모양새다.
브레그먼은 "나는 승리하는 선수이고, 여기는 승리하는 조직이다. 이 팀의 선수들은 승리하는 선수들이다. 이곳에는 훌륭한 지도자들도 있다. 나는 여기서 승리할 계획이다. 지난 이틀 동안 몇몇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팀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압박감'의 긍정적인 요소를 설명했다. 브레그먼은 "항상 '압박감은 특권'이라고 말해왔다. 압박감이 있는 환경에서 사람은 더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게 된다"라면서 "이건 긍정적인 압박감이고, 매일 야구장에 나와 경쟁할 준비를 하게 해준다. 집중력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7년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차전을 회상했다. 당시 휴스턴 소속이던 브레그먼은 보스턴과 대결했다. 앞선 3경기에서 휴스턴이 2승을 거뒀고, 4차전 9회말까지 5-3으로 앞섰다. 아웃 카운트 3개만 더 잡으면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로 올라가는 상황. 여기서 선두타자 라파엘 데버스가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기록, 보스턴이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브레그먼은 "제 인생에서 그렇게 미친 듯한 군중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라면서 "순간 '우리가 이 경기에서 질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들은 완전히 열광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보스턴에 갈 때마다 언제든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휴스턴은 더는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는 5-4로 마무리됐다. ALCS에 진출한 휴스턴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LA 다저스를 격파하고 55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브레그먼은 'FA 재수'에 대한 질문에 "저는 제 능력을 믿는다"고 답했다. 브레그먼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어떤 선수들에게는 이런 계약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브레그먼 같은 선수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있고,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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