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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특별히 대단함을 느끼는 부분은 없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투구를 선보였다. 왼쪽 어깨 수술로 인해 의도치 않게 공백기를 가졌었으나, 벌써 최고 구속 151km를 마크했다.
2023시즌 중 팔꿈치 인대가 파열된 오타니는 지난해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오타니는 '전인미답'으로 불린 50홈런-50도루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과정에서도 투수로서 재활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시즌 막바지에는 불펜 투구까지 완료, 마운드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 대부분의 미션을 클리어했다. 라이브피칭, 시뮬레이션게임 등만 거치면 2025년 '이도류'의 복귀가 눈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월드시리즈(WS)를 치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렸다. 2루 도루 과정에서 왼손으로 땅을 짚었는데, 이때 충격이 어깨에 전해졌다. 오타니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 곧바로 교체돼 상태를 살폈다. 의료 기구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 않았으나, 오타니는 끝까지 월드시리즈 일정을 소화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생애 첫 번째 포스트시즌 진출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상태는 역시 좋지 않았다. 오타니는 시즌이 끝난 뒤 조용히 왼쪽 어깨 수술대에 올랐다. 이는 투수로서 재활에도 영향을 미쳤고, 오타니는 본의 아니게 한동안 재활을 멈춰야 했다. 오타니가 주로 사용하는 팔은 오른팔이지만, 투구의 경우 전신을 모두 사용하는 만큼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상황에서 캐치볼 또는 피칭을 할 순 없었기 때문. 일단 오타니는 '도쿄시리즈'와 본토 개막전에선 '이도류'로 출격할 수 없다.
그래도 회복세는 매우 좋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지난 13일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여파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위화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지난 주말 불펜 투구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16일 예정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주전 포수 윌 스미스와 호흡을 맞춘 오타니는 포수를 세워두고 4구, 앉힌 상황에서 14구를 뿌리는 등 총 18구를 던졌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스탠 카스텐 LA 다저스 회장을 비롯해 브랜든 곰스 단장 등 구단 관계자만 무려 50여 명이 운집했다. 그리고 팬들과 세계 각국의 언론사를 포함하면 그 수는 수백 명에 달했다. 이날 오타니는 포심과 투심만 섞어 던졌고, 최고 구속은 왼쪽 어깨 수술을 받기 전 마크했던 94마일(약 151.3km)로 측정됐다.
오타니의 괴물같은 회복에 팬들은 환호를 쏟아내며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마크 프라이어 코치는 오타니를 향해 "이젠 놀랍지도 않다"며 "수술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1년 1300만 달러(약 188억원)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통산 '52홀드-95세이브' 베테랑 커비 예이츠는 다소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일본 'TV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의 피칭을 지켜본 예이츠는 "오늘 본 것에서 특별히 대단함을 느끼는 부분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른쪽 팔꿈치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50-50 클럽의 벽을 허물었던 만큼 이정도는 오타니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제는 크게 놀랍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극찬.
이어 예이츠는 "왜냐하면 지금까지 160km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며 "기대했던 대로의 공이었다. 오타니가 어떻게 던지는지 봤지만, 오늘 피칭은 훌륭했다. 앞으로도 오타니가 피칭을 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타니와는 아직 친분이 없지만 예이츠는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오타니는 매우 상냥한 사람이다. 상상 이상이었던 것은 오타니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다.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고 덧붙였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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