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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때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애물단지가 됐다. '먹튀'는 물론이고 이제는 백업 선수로 밀렸다.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의 이야기다.
미국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7일(한국시각) "몬카다가 에인절스와 1년 500만 달러(약 7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이 계약은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고 했다.
2016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몬카다는 통산 9시즌 동안 747경기 711안타 93홈런 339타점 타율 0.254 OPS 0.756을 기록했다. 2024년 내전근 부상을 당해 12경기에서 11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화이트삭스는 2025시즌 2500만 달러(약 362억원)의 구단 옵션을 포기했고, 몬카다는 FA 신분이 됐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 프리미어12에서 쇼케이스를 벌이기도 했다. 쿠바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을 찾은 몬카다는 "한국팀의 제의를 받진 못했지만, 아시아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몸 상태도 확실히 호전됐다. 100%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계속 회복이 될 것이다. 몸이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나아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몬카다 영입으로 렌던은 3루수 백업 신세로 전락했다. 'MLBTR'은 "몬카다는 3루에서 뛸 가능성이 크다. 에인절스는 기존 3루수 앤서니 렌던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따라서 렌던은 벤치 멤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MLB.com' 역시 "몬카다는 에인절스에 경험이 풍부한 3루수 옵션을 제공하며, 이는 앤서니 렌던이 백업 역할로 예상되는 상황과 맞물린다"고 했다.
한때 렌던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거포 3루수였다. 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랜던은 2014년 21홈런을 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16~2018년 3시즌 연속 20홈런을 때려냈고, 2018년 34홈런 126타점 타율 0.319 OPS 1.010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렌던의 활약은 가을에도 이어졌다. 렌던은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20안타 3홈런 15타점 타율 0.328 OPS 1.003으로 여전한 성적을 자랑했고, 워싱턴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몰락이 시작됐다. 2019시즌 종료 후 렌던은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57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타율 0.286 OPS 0.915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부터 지금까지 온갖 부상에 시달리며 성적이 급락했다. 4시즌 동안 총 205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31 OPS 0.666으로 추락했다. 심지어 2024년은 57경기에 출전해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단순 먹튀를 넘어 잦은 망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렌던은 2024시즌 전 팟캐스트에 출연해 "시즌을 짧게 만들고 싶다. 경기 수가 162경기로 너무나도 많다. 185일가량 시즌이 치러진다. 이 끔찍한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렌던은 에인절스에서 뛴 5시즌 동안 총 257경기에 출전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51경기에 불과하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가 할 말은 아니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렌던과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는 조나단 파펠본은 SNS를 통해 "렌던과 함께 뛰었지만, 그는 말 그대로 야구를 혐오한다. 분명 시즌이 길긴 하지만, 그걸 두고 계약을 한 것이 아닌가. 그냥 반시즌을 뛰고 남은 연봉의 반은 돌려달라!"라고 일갈했다.
또한 렌던은 "야구가 내 인생에서 최우선 순위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야구는 직업일 뿐이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한다. 나는 야구보다 신앙과 가족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개인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렌던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이며, 이적 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선수가 "야구는 1순위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메이저리그는 웬만하면 고액 연봉자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한다. 야구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렌던은 그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결국 백업 신세가 됐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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