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퇴사자 경업금지 요구 "법적 기준 준수"…민희진 사례 재조명 [MD이슈]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하이브가 퇴사자들에게 과도한 제한을 둔다는 논란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하이브는 지난 21일 일간스포츠를 통해 "퇴사 시 제출하는 서류는 법적 검토를 거쳐 적법하고 통상적인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경업금지 조항에 대해 "회사의 영업 비밀 누설 방지와 콘텐츠 제작 중심의 업계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며 "퇴사 후 1년간 동종 및 유사업체로의 이적, 협력을 금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포츠경향은 하이브가 퇴사자들에게 비밀유지서약서와 함께 경업금지 동의서를 요구하며, 퇴사 후 1년간 관련 업계에서의 취업과 사업 활동을 금지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부 퇴사자들에게는 '부제소 동의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의서에 서명할 경우 퇴사자는 재직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하이브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경업금지 약정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일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경업금지 약정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대법원은 경업금지 약정이 근로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가 직원과 경업금지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제한의 범위와 기간이 합리성을 결여하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 전 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총괄 이사까지 올랐으나, 번아웃으로 인해 2019년 퇴사했다. 이후 하이브의 전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이직, 용산 사옥 설계와 뉴진스 제작을 총괄했다.

민 전 대표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당시 SM 퇴사에 대해 "제가 이사가 됐었을 때 되게 피곤해 있었던 상황이다. 일을 너무 많이 했다. 한 달에 많이 찍으면 뮤직비디오를 네다섯개씩 찍고, 앨범이 네다섯개씩 나왔었다. 번아웃이 너무 심했고 아예 일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이수만 선생님이랑 처음 말씀드렸을 때 서로 울었다. 어느 때는 '왜 이렇게 나는 고통스럽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다. 자학도 심하고 자기 검열이 너무 심했다. 기쁘게 사는 어떤 찰나가 있는데 항상 그때마다 '이게 행복의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걸 피하려고 회사를 그만뒀는데 제 안에 못 다한 게 너무 많다 보니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거다"고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퇴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이브에서 제안을 받았다”며 업계 잔류를 결정한 배경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지난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하이브를 떠났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어도어 측은 "민희진 이사의 일방적 사임 통보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사는 뉴진스가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브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관련 논란이 업계 내 관행으로까지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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