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은 한국 축구에 엄청난 부정적 현상을 만들었다. 전례가 없었던 태극전사들과 한국 축구 팬들의 '갈라치기'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1차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96위 약체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무기력했던 경기력 보다 더욱 충격적인 건,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의 지속적인 야유였다. 그들의 야유는 선수들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감독을 향한 야유였다. 하지만 이 야유를 듣고 뛰는 이들은 선수들이었다. 자신들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응원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팔레스타인과 싸워야 했고, 축구 팬들의 야유와 싸워야 했다.
홍 감독을 거부하고 대표팀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응원하는 이들도 있다.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팬심도 갈라치기를 당했다. 대표팀은 힘을 받을 수 없다. 경기력에도 분명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야유를 받을 이유가 없는데 야유를 받고 뛰어야 했던 선수들은 아쉬움이 컸다. 김민재는 경기가 끝난 후 팬들과 대치를 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죄인이 된 듯 아쉬움을 피력했다. 팬들에게 응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공정하지 못한 감독 선임의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
손흥민은 "내가 대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알 것이고, 팬들 기대치가 있고, 생각하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는 게 선수들의 몫이다. 결정이 난 일이고, 가야 할 길이 먼 상황 속에서 진심 어린 응원과....염치없지만, 응원과 성원이 선수들이 한 발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다. 다시 한 번 염치없지만 주장으로서, 받아들여 주고,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선수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왜곡해서 내 SNS에 찾아오셔서 말하는 분도 있었는데 사실 시작부터 우리가 못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 주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워서 그런 말을 했다. 전혀 공격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축구 팬들에게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표팀. 받지 않을 야유를 받아야 하는 대표팀. 응원을 호소해야 하는 대표팀. 이게 팀이야?
홍 감독은 "아무래도 그런 장면이 쉽지는 않았다. 지금의 상황에서 충분히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그건 내가 견뎌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