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이상 바뀌었다' 변화 속 도로공사, '18년차에 주장' 배유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배유나(35·한국도로공사)는 프로에서 18번째 시즌을 맞는 베테랑 미들블로커다. 올핸 유독 설레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주장 배유나’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닌빈에서 열리는 2024 베트남텔레비전(VTV) 컵대회에 참가 중인 배유나는 25일 “주장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도로공사는 2022~2023시즌 기적의 ‘리버스 스윕’으로 흥국생명을 꺾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2023~2024시즌엔 박정아, 정대영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6위에 머물렀다. 비시즌 도로공사엔 강소휘, 김세인, 김현정 등 국내 선수뿐 아니라 메렐린 니콜로바(불가리아), 유니에스카 바티스타(카자흐스탄) 등 외국인 선수까지 ‘새 얼굴’이 대거 합류했다. 변화의 바람이 부는 시점, ‘주장 배유나’의 책임감도 무겁다.

그는 “기존 선수가 10명 이상 나갔고,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선수들과 소통하며 중간 역할을 잘해야 할 것 같다”며 “걱정보단 기대를 먼저 하면서, 저부터 심기일전해 새 2024~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9년생인 배유나는 2005년생 막내 김세빈과 16살 차이가 난다. 그는 “평소 어린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한다. 그게 제 장점이기도 하다”고 웃으며 “코트 밖에선 문제없지만, 코트 안에선 주장으로서 얼마나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일단 배구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시즌 도로공사엔 ‘선수 배유나’의 활약이 필요하다. 그는 도로공사가 정상에 오른 2017~2018, 2022~2023시즌 베스트 7에 선정되는 등 오랜 기간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엔 이동공격(2위), 속공(8위), 블로킹(9위) 등에서 톱10 안에 들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배유나는 “우승한 이후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준비 기간이 짧아서 그게 시즌 중에 나타난 것 같다”며 “올핸 준비 기간이 길고, 몸도 더 잘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 훈련에서 다른 구단과 연습 경기를 하지 않았던 도로공사는 지난 24일 개막한 VTV컵에서 처음 실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배유나는 “게임을 통해 손발을 맞추면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처음이라 호흡이 맞지 않고 고비가 올 순 있지만, 시즌 전까지 보완할 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배유나의 2024~2025시즌 목표는 ‘봄배구’다. 그는 “주장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다른 마음일 것 같다. 일단 봄배구 이상 가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베스트 7이다. 제가 잘하면 받는 거니까 지금은 팀 성적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배유나와 일문일답

- 주장을 맡았다.

▶ 주장은 처음이다. 늦은 나이에 주장을 한다. 명옥 언니가 지금까지 주장 역할을 잘 해왔고, 저도 언니처럼 소통을 잘 하고, 친구들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다. 주장으로서 성적을 내고 싶은 것도 큰 마음이 있다. 올해 심기일전해서 준비하고 있다.

- 주장은 어떻게 맡게 됐나.

▶ 명옥 언니가 주장을 꽤 오래 했다. 언니도 이젠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구단에 "저는 이제 그만하고 유나에게 줬으면 한다"고 먼저 말씀드렸고, 제가 하게 됐다.

- 선수단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 올해 저희가 10명 이상 선수들이 나갔다가 새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새 얼굴을 볼 수 있어 팬분들 입장에선 재밌을 수 있고, 제가 선수들과 소통하며 중간 역할을 잘 해야할 것 같다. 올핸 걱정보다는 기대를 먼저 하면서 선수들을 이끌 수 있게 고민 해봐야 할 것 같다.

- 감독님께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 어린 선수들과도 소통을 많이 한다.(웃음) 김세빈 선수랑은 포지션이 같아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린 선수들과 문제 없이 소통하는 게 제 장점이기도 하다. 코트 밖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코트 안에서는 제가 얼마나 주장으로서 이끌어나갈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는데 명옥 언니도 많이 도와줄 거니까 일단 배구를 잘해야할 것 같다.

- '선수 배유나'의 역할도 중요하다

▶ (2022~2023시즌 후) 기존 있던 선수들이 빠져나가며 새로운 선수들과 맞춰 나갔는데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고, 우승한 이후 제가 소홀한 부분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은 못 느끼시겠지만, 원래 준비를 더 잘하는 선수인데 비시즌간 준비가 좀 소홀하고 짧았던 것 같다. 그게 시즌 중에 나타난 것 같다. 올해는 몸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더 자신 있다.

- 국제대회 통해 선수들과 처음 호흡 맞추는데.

▶ 국제대회에 나와 선수들과 호흡 맞추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당연히 게임을 통해 맞추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처음이라 호흡이 안 맞고 고비가 올 순 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시즌 전까지 보완할 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 목표가 있다면.

▶ 봄배구 이상 가는게 첫 번째 목표다. 주장으로서 성적을 내는 게 다른 마음일 것 같다. 그런 부분도 주장일 때 성적 나면 어떨까 생각도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베스트7. 잘하면 받는 거니까. 첫 번째 목표는 팀 성적이 우선이니까 처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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