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제 ‘어둠에서 보기’…해적계몽+불교도량
대안을 찾는 36국 62팀 78작가 349점 작품
[마이데일리 = 부산 이지혜 기자] “2년에 한번씩 만나는 비엔날레는 그동안 가을에 개최했는데, 올해는 여름휴가로 부산을 찾는 분들도 향유 할 수 있도록 개막을 좀 앞당겼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성연 2024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16일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개막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어(Biennale)로 ‘2년에 한 번’이라는 뜻으로 그 자체로 대규모 전시회를 일컫는다.
2024부산비엔날레는 이달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 부산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한성1918 △초량 주택을 개조한 전시장 초량재 등 총 4개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어둠에서 보기’를 주제로 36개국 62개팀 78명 작가가 참가한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은 박형준부산광역시장은 “소외되는 곳이 없도록 원도심의 금고미술관·한성1918, 초량재 등도 전시를 마련했다”며 “부산이 영화뿐 아니라 미술에서도 글로벌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는 우리가 어둠 속에서는 볼 수 없기에 역설적이다. 어둠은 우리가 처한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이 혼란함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공동 전시감독을 첫 초빙한 것도 이례적이다. 베라 메이(Vera Mey)와 필립 피로트(Philippe Pirotte)는 “이번 비엔날레와 조우하는 2가지 키워드로 ‘해적계몽’과 ‘불교도량’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해적은 난민 혹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만든 공동체로 인류학자 데이브 그레이버는 이들이 신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평등한 공동체 방식을 운영했다고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 도량은 깨달음 향해 나아가는 곳으로 여러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이 섞여서 소통하고 생활하는 모습이 부산과도 닮아있다”고 보았다.
장소별로 주요 작품을 살펴보면 먼저 부산현대미술관 입구 대형 송신탑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조 네이미는 높이 8m 대나무 구조물에 매달린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성장과 치유를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한다. 2층 전시장에는 2004부산비엔날레 출품을 마지막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 박이소 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생전에 남겨 놓은 스케치를 바탕으로 재제작한 작품 ‘무제(오늘)’은 전시장 바깥에 설치된 두 대의 감시 카메라와 전시장 내부의 프로젝터가 연동된 작품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잡는다.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금고미술관에서는 차지량 작가의 ‘보이는 모든 것에 무지개가 있는 것처럼’을 만날 수 있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개인적인 공간에 작가가 경험한 꿈과 깸 사이의 현상을 나타내는 다층적 시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한성1918은 사운드 프로젝트 특화 전시장으로 조성했다. 오는 18일에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참여작가 니카 두브로브스키의 강연과 토론 세션이 펼쳐진다. 오후에는 한국을 찾은 많은 참여작가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접 디제잉 공연을 갖는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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