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배우 이영애가 연극 무대에 대해 겸손을 드러내면서도 자신감을 표했다.
8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현정 LG아트센터장, 연출가 전인철, 배우 이영애,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 백지원이 참석했다.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으로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 욕망과 불안을 감춘 입체적 인물 '헤다'의 심리를 파고든 고전이다. 이번 '헤다 가블러'는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으로 만들어지며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전인철이 맡았다.
이영애가 연기한 '헤다'는 아름다우면서도 냉소적이고, 지적이면서 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헤다'에 대해 "정답이 없는 여자 같고, 하나의 색깔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색깔을 바꾸고 싶었다"며 "더 밝은 모습이 있어야 다른 이면의 어두운 모습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인철 연출가는 "이영애 배우와 대화를 나누며 감정의 폭과 표현의 깊이가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며 "한 달간 함께 작업하면서 매일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에 놀랐다. 연습할 때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도 많고, 동시에 무서운 면도 있다. 다양한 모습이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헤다 가블러'는 캐릭터의 세밀한 심리 상태를 전달해야 하는 작품이다. 이영애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 온 배우로 이번 작품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헤다 가블러'는 이영애의 32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그는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작 '짜장면'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당시 대학교 졸업 후에 연기를 시작할 때였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같이 전단지도 지하철역에서 나눠주고 포스터를 붙이고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그런 작업들이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연극에 매력에 대해서는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롭게 만들어 만들어가는 작업이 재밌다"며 "같이 캐릭터를 연구하고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게 저한테는 재밌다. 그런 과정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50대에 들어서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면서 학부모로서 겪었던 다양한 감정들이 그전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며 "이런 게 '연기자로서 큰 자양분이 될 수도 있구나'라고 느꼈고, 더 늦으면 이런 작품이 다시 들어올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영애는 "작품이 끝나고 나면 항상 부족한 감이 있다. 시간에서도 부족을 많이 느끼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공을 들여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갈망을 느꼈다. 동료들과 함께한 작업들이 연기 이상으로 큰 힘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애는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막부터 4막까지 전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다"면서도 "배우들과 연출자들과 함께 하면서 매번 올랐을 때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여러 볼 때마다 발전하는 '헤다'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시기 국립극단에서도 배우 이혜영 주연의 '헤다 가블러'가 공연된다. 이로 인해 이영애와 이혜영, 두 톱배우의 '헤다' 해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영애는 "이혜영 선배님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팬으로서 존경하는 분"이라며 "같은 시기에 공연 소식을 듣고 놀랐지만,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영애 외에도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의 해녀 이모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백지원이 ‘테아’ 역으로 출연,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인물을 맡는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의 해녀 이모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백지원은 이번 작품에서 헤다(이영애)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테아'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최근 출연작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 감사하다. 이번 작품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학문 외에는 관심이 없는 헤다의 남편 ‘테스만’ 역에는 김정호, 헤다에게 압박을 가하는 판사 ‘브라크’ 역에는 지현준, 헤다의 옛 연인 ‘뢰브보그’ 역에는 이승주가 출연한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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