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구노 오페라에 연극 요소 더해 친숙하게
정동환, 노년의 파우스트 역으로 출연해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1막을 연극 형식으로 진행해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즐기기 좋다. 오페라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관객들도 쉽게 작품 속에 빠져들도록 몰입감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4회에 걸쳐 선보이는 40주년 기념 특별 공연 <파우스트>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본래 오페라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집필한 희곡 파우스트를 바탕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의 거장 구노가 1859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를 연극과 오페라를 결합한 ‘오플레이’로 무대에 올린다.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베테랑 연극 배우 정동환이 노년 파우스트 역으로 1막에 등장해 인간이 지닌 욕망, 회한, 고통 등 복합적인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낸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이 △메피스토펠레스 역으로 출연한다. △파우스트 역에는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마르그리트 역에는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가 각 캐스팅됐다.
또한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지휘자 이든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구노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을 깊이 있게 연주한다. 연출은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으로 호평을 받은 연출가 엄숙정이 맡았다.
연출가 엄숙정은 “괴테의 문학과 구노의 선율 속에 담긴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과 구원의 메시지가 관객에게 깊이 와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괴테 원작이 인간의 지식 탐구와 영혼의 구원, 존재의 의미를 깊이 탐구했다면, 구노 오페라는 음악과 극적 효과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더욱 강렬하게 표현한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와 순수한 여인 마르그리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젊음을 얻은 파우스트는 마르그리트를 유혹해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그녀를 버리고 떠난다. 절망에 빠진 마르그리트는 혼자 아이를 낳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끝에 죄책감과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감옥에 갇힌다. 파우스트는 후회하며 구하려 하지만 마그리트는 신의 용서를 구하며 세속의 구원 대신 하늘의 구원을 선택한다. 마그리트의 죽음과 함께 천국으로 인도되는 순간, 메피스토펠레스는 패배하고 파우스트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Kammersänger)’ 작위를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은 “장르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클래식이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장르가 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작업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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