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가전 시장 리더십 '흔들'…DX 부문장에 노태문 사장 유력 거론
용석우·전경훈 사장도 물망…계열사 '올드보이' 귀환 전망도
'원포인트 인사' 초읽기…이번 주 이사회 전망
삼성전자, 4월 초 1분기 잠정실적 발표…영업익 전망치 4조원대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리더십 공백에 놓인 삼성전자가 후임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 정신을 주문한 만큼 후임 인선안을 보고받고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세트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차기 DX부문장으로 MX의 노태문 사업부장(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다른 계열사의 사장급 인사나 '올드보이'의 귀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한 부회장이 맡았던 DX부문장과 생활가전(DA) 사업부장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상황 속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비보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는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 부회장이 그간 삼성전자에서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1인3역'을 소화했던 만큼 리더십 공백을 신속하게 메울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차기 DX부문장으로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이달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20년부터 MX사업부(전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노 사장은 현재 DX부문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추후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 선임도 가능하다.
노 사장이 MX사업부장을 겸임하거나 이달 초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이 후임 MX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 사장의 경우 모바일 분야에만 정통한 전문가로, 생활가전이나 TV 등 다른 사업을 이끌어 본 경험이 없기에 가전과 세트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당분간 한 부회장의 공백을 그대로 둔 채 DS(반도체)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재로 운영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 수장이 전격 교체된 이후 10개월간 한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19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한종희-전영현 부회장의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한 지 불과 엿새 만에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사내이사 외의 인물 중에서 후임을 찾을 여지도 있다. 1962년생인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도 차기 DX부문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른 계열사의 사장급 인사나 '올드보이'의 귀환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다시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한 부회장이 2022년 10월 이재승 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이후 DA사업부장을 겸임하며 생활가전 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써온 만큼 DA사업부장을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개발팀장이 차기 사업부장으로 꼽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1971년생인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이 이어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문 부사장은 28일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도 고인을 대신해 기조연설에 나섰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생활가전까지 함께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4월 초 2025년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근 한달 간의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7691억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의 6조6060억원 대비 27.81% 적고, 전 분기의 6조4927억원보다도 26.55%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감익을 이어가며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업황 악화 지속 여파로 1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방 IT 수요 침체가 길어진 데다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도 겹쳐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매출이 줄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5조6035억원이다. 이 회장이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수시 인사와 인재 영입 의지를 밝힌 것을 감안하면 향후 위기 극복 및 리더십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등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