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화제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최근 연예계를 뒤흔든 논란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 선택이 결국 이들을 또 다른 파멸로 이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김새론 유족은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을 통해 김수현이 2015년 당시 15세였던 김새론씨와 6년간 교제했다고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나, 가세연은 이에 맞서 김수현이 김새론의 볼에 입맞춤하는 사진과 편지를 공개하며 교제 사실을 입증하려 했다.
결국, 김수현 측은 한발 물러서며 "성인이 된 이후 1년간 교제했다"고 해명했지만, 초반의 거짓 해명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김수현 측이 편지에 대해 해명한 내용은 이등병 시절 보낸 편지가 김새론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보낸 투로 보냈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당시 지인들에게 비슷한 내용의 편지가 오갔던 점을 해명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김수현 측이 입장문을 밝혔음에도 대중들의 마음을 돌려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김새론 유가족은 단순한 진실 규명을 넘어 김수현의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도를 넘는 방식이 동원되었다는 점이다. 가세연은 김수현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김새론의 집에서 하반신을 노출한 채 설거지하는 사진을 공개했고, 이는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족이 "김새론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이러한 사진을 공개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의도가 정의를 위한 것인지, 단순한 보복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주인공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 악마가 되어버린다. 복수의 불길이 타오를수록 그 끝에는 정의가 아니라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김새론 유족의 행보도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되돌아봐야 할 때지 않나 싶다.
김새론 유족은 유튜버 이진호가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려 김새론이 고통받았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유족이 가세연과 손잡고 김수현의 사생활을 유출하는 방식은 이진호가 했던 행위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결국 복수를 하려다 보면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유족들의 초기 목적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세연을 통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논의의 초점은 사건의 진실 규명에서 김수현 개인을 향한 공격과 사생활 침해 문제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이 과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굴묘편시(掘墓鞭屍)'라는 말이 있다.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채찍질한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끄집어내 보복하려는 행위를 의미한다. 유족이 처음 원했던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행보는 사건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 상대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더 이상의 사생활 유출은 논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논점을 흐리는 역할만 할 뿐이다.
물론 김수현 측도 계약 해지, 해외 여론의 악화, 위약금 문제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중이 납득할 만한 반박을 내놓지 못한다면, 연예계 복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성인이 해당 편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그 끝은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만약 유족이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면, 더 이상의 폭로가 아니라 기다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이버레카'라는 악마를 처단하려다 스스로가 악마가 되어가는 상황이 과연 이것이 대중이 원하는 결말은 아닐 것이다.
한편 김새론 유가족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유튜버 이진호에 대한 고소장을 17일 오후 2시 서울경찰청에 제출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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