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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랍니다."(김형주 감독)
영화 '승부'가 4년 만에 극장에 걸린다. 포스터, 예고편에서도 '유아인 지우기'에 나선 가운데, 이병헌 원톱 영화로 탈바꿈한 '승부'(감독 김형주)가 극장가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지난 2021년 촬영을 마쳐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주연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공개가 잠정 보류됐다. 기존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바이포엠스튜디오에 판권을 넘기면서 개봉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에 대해 김형주 감독은 "애초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했고 촬영과 편집까지 마쳤다. 극장이란 공간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기쁘다"며 "오랜 시간 같이 땀 흘리고 노력해 준 수많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당초 '승부'는 이병헌과 유아인의 투톱 영화로 제작됐다. 그러나 유아인의 마약 파문이 일면서 이병헌 원톱 영화로 바뀌게 됐고, 이에 투자배급사 측은 포스터, 예고편, 스틸 등에서 유아인을 삭제했다. 그러나 본편에서는 편집 없이 나갈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상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게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고 서로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납득하실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다.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거기에 생채기 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관객들에게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 게 도리가 아닐까 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병헌은 대한민국 바둑 레전드 조훈현으로 완벽 변신한다. 2023년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후 2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이병헌은 "조훈현 국수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바둑의 레전드다. 전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바둑기사가 우승했던 역사적인 기록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저도 조훈현 국수님을 촬영 전에 뵙고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저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역사를 쓰시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배울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바둑에 대해 전혀 몰랐고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승부' 시나리오를 받고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단번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면서 "바둑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직접 조훈현 국수가 돼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설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조충현 국수의 표정과 눈빛, 손짓 등을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밝혔다. 촬영 전 조충현 국수를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조훈현 국수의 경우 다리를 떨거나 의자에 올려놓는 등 보기 쉽지 않은 자세를 취하신다. 그런 행동들 또한 심리와 연관되어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따라 하고 앉아버릇하는 습관을 들였다. 또한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예전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 국수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프로 기사이자 바둑 기자 천승필 역을 맡은 고창석, 조훈현과 이창호의 전설적인 사제 관계를 지켜보며 함께한 이용각 프로 기사 역의 현봉식, 조훈현의 아내 정미화 역의 문정희까지 합류해 연기 대결을 펼친다.
끝으로 감독과 배우들은 '승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병헌은 "어떤 영화든 극장에서 보는 게 재밌다. 특히 디테일한 심리 변화를 느끼려면 큰 화면에서 봐야 한다. 드디어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기분 좋다. 오래 기다리셨다. 드디어 개봉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만큼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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