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EU '통합 대한항공' 승인 임박…연내 합병 가시화
'메가 캐리어' 출범 앞둔 대한항공…노조 반발·마일리지 '과제'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임박했다. 이들의 합병 절차가 약 4년 만에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지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아시아나 내부 구성원의 불안감은 고조되는 모양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C)은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넘겨준 유럽 4개 노선의 안전성을 약 한 달간 지켜본 뒤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 이관을 마무리했다.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어인천에 대해 현장실사에 나서는 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와 결합 절차를 마무리해 오는 2025년 7월 첫 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EC의 최종 승인 이후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에 대해 미국 법무부(DOJ)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DOJ가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된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항공기 240대, 국제 여객 점유율 34%로 세계 10위권 항공사 탄생을 앞두고 있다.
항공업계는 한국의 첫 메가 캐리어 탄생인 만큼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시아나 노동조합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인한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제출하고 산업은행이 승인한 양사 통합계획서(PMI)도 공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번 기업결합은 국가의 주도와 관련 기관들의 협업으로 산업은행을 통해 막대한 정부 재정이 투입됐고 양대 국적항공사의 결합으로 국가와 국민의 관심과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는 에어인천으로 고용관계가 강제 승계될 예정인 화물기 조종사 및 정비직, 일반직 직원들의 고용관계 강제 승계 거부권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다툴 예정이다.
양사 간 뚜렷한 마일리지 통합정책 마련도 과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이 확정되면 6개월 내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각 사의 마일리지 정책이 달라 1:1로 통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탑승 마일리지는 비슷하지만 제휴된 신용카드, 호텔 등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적립되는 제휴 마일리지는 차이가 난다. 시장에서는 통상 각 사의 마일리지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는데 대한항공은 1마일리지 당 15원, 아시아나는 11~12원으로 평가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은 통합 형평성 유지 등을 이유로 1대 1 등가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용객들의 불이익 최소화 차원에서 1대 1 비율 전환 방식을 택한 과거 합병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2008년 미국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2012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컨티넨탈항공, 2013년 아메리칸항공과 유에스에어웨이즈,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할 때도 1대 1 비율로 마일리지를 통합했다.
대한항공은 12월20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할 계획이다. 신주 인수 거래 이후 양 사가 완전한 합병을 이루기까지는 약 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및 조직 정비, 마일리지 통합 방안, 각 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등 실질적인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통합 문제는 기업 결합 이후 6개월 안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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