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BK의 공개매수 종료일 특정 시간대 매도량 급증
고려아연 주가 최고가 찍은 뒤 두 시간 만에 5% 급락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벌어진 '주가 급락'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시세조종 행위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11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영풍·MBK 연합(83만원)보다 높은 89만원으로 상향하고, 최대 매수 물량을 총 17.5%에서 20%로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은 뒤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0원(0.1%) 감소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려아연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면서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최고가인 82만원에서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세금과 비용 등 문제로 장내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영풍·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보다 이득이 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시장에서 매도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주가가 78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점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전날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해 회계심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투자주식 손상이나 충당부채 등 최근 두 기업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자료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정기보고서와 공개매수신고서 등 이미 공시된 자료를 확인하고 추가 자료를 요구하고 소명하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회계 처리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감사인의 감사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감리 단계로 전환되고 이 경우 제재까지 이뤄질 수도 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