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오션 국감 증인 출석한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
환노위 '직장괴롭힘' 증인 출석한 하니와 '미소 셀카'
김태선 민주당 의원 "사람 죽어나가는데 웃으며 사진"
한화오션 "부적절한 행동 깊이 사과, 재발방지 최선"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직장괴롭힘' 피해자로 국감장에 출석한 인기 걸그룹 뉴진스 하니와 '미소 셀카'를 찍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의 행동을 두고 비난이 커지고 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스타가 증인으로 출석해 관심이 간다 해도 똑같이 국감 증인으로 나온 피감 업체 사장이 연예인과 셀카를 찍는 모습에 의원들은 물론 국감 현장을 지켜본 국민들의 원성이 식을줄 모르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 하는 하니를 위로하기 위해 셀카를 찍었다"고 해명했지만 감사를 진행한 의원들은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며 추후 진행되는 종합 국감에 그룹 오너를 증인으로 채택해 제대로 잘못을 따져 묻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사태는 15일 환노위 국감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사장)이 국감 질의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휴대전화로 하니와 ‘셀카’를 촬영했는데, 이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히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셀카를 찍고 있다"며 "어떤 태도로 국감장에 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셀카 찍는 것을 보니 충분히 알겠다"고 비판했다.같은 당 박홍배 의원도 “좋은 일로 오신 게 아니다. 왜 웃으면서 셀카를 찍느냐”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날 국감에 거제조선소 사업장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화오션 사업장에선 올해 5명의 원·하청 근로자가 숨지는 등 중대재해 위험 사업장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뉴진스 멤버 하니는 소속사 하이브의 '직장 내 괴롭힘'을 증언하려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하니는 자신의 사연을 말하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앞뒤로 앉아 있었고, 정 사장이 하니가 보이도록 셀카를 찍는 모습이 국회사진기자단에 포착됐다.
결국 한화오션은 논란이 확산되자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김 대표는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의원님들의 지적과 질책을 달게 받고 반성과 사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국정감사에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국회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사업장 위험요소가 제로가 되는 무재해 사업장이 될 때까지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노동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선 한화오션을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올해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고 2억6000만원 가까운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국힘 김위상 의원은 "원청의 협력업체 위험성 평가 결과 검토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고, 안전보건 정보 제공이 불충분하다는 점도 지적된다"며 "산재 원인을 분석하고도 대책이 엇박자로 나타나지 않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한화오션이 파업을 주도한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을 상대로 47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노조를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소는 취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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