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경기 만에 A매치 데뷔골 '쾅!' 오현규, "꿈에 그리던 골...국민들 상처 치유됐으면" [MD현장]

[마이데일리 = 인천국제공항 노찬혁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요르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국민들의 쓰라린 상처를 치유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요르단과의 3차전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오현규는 후반 7분 교체 투입돼 3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38분 설영우의 크로스를 받은 이재성이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7분 엄지성이 부상을 당하면서 홍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배준호를 엄지성과 교체했고, 주민규를 대신해 오현규를 내보냈다.

오현규는 홍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이어받은 오현규는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통해 안쪽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의 A매치 데뷔골이자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었다.

한국은 오현규의 추가골에 힘입어 두 골 차 리드를 잡았고, 요르단을 2-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승리로 요르단을 3위로 끌어내리고 B조 선두를 차지했다.

오현규는 귀국 후 인터뷰에서 "꿈에 그리던 데뷔골을 넣어 행복하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준비를 잘해서 이겼다. 이렇게 빨리 투입될지 몰랐다. 감독님께서 이른 시간에 기회를 주셔서 골을 넣었던 게 분명하다. 경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오현규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2월 아시안컵 이후 셀틱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대표팀과 멀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KRC 헹크로 이적한 오현규는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홍명보호에 승선했고,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 당한 패배까지 설욕했다.

오현규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아시안컵 이후 경기도 많이 출전하지 못해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고, 아시안컵 때도 많이 뛰지 못했다"며 "아시안컵 때 요르단전 패배를 밖에서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번 경기 출전을 간절히 원했는데 골을 넣어 국민들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낫게 해드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최악의 출발을 보인 대표팀은 2연승으로 분위기를 쇄신했다. 임시 주장을 맡은 김민재는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재 선수단 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반박했다.

오현규 역시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왔는데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훈련할 때나 훈련 외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함께 어울리며 하나가 된 것이 느껴져서 이번 경기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요르단전이 끝난 뒤 전세기를 타고 하루 만에 귀국했다. 15일 열리는 이라크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대표팀의 빠른 컨디션 회복을 위해 2013년 레바논전 이후 11년 만에 전세기 운영을 결정했다.

오현규는 "원래 몇 시간 동안 타고 와야 하는 길인데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수월할 것 같다. 감사드린다"며 "이라크전이 너무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선발로 뛰고 싶을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어떤 선택을 하시든 존중하고 1분을 뛰든 90분을 뛰든 최선을 다해 뛸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국제공항=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