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철매직의 역습인가.
KT 위즈가 가을야구 초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KT는 정규시즌 막판 SSG 랜더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5위를 사수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매우 중요했던 2경기를 모두 잡은 뒤 SSG와의 타이브레이크 게임서 역전승했다. 급기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 1~2차전서 4-0, 1-0으로 각각 이기면서 와일드카드결정전 최초로 5위의 업셋을 일궈냈다.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한다. 그렇다고 해도 ‘강철매직’ 이강철 감독의 용병술과 리더십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 막판부터 고영표를 과감히 불펜으로 돌린 것, 오재일 대타 작전(타이브레이크 게임), 강백호 4번 배치 등이 돋보였다.
KT가 이강철 감독 부임 후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는 건 마운드가 체계와 안정감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KT는 그 어느 시즌보다 마운드 구성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선발투수에게서 마무리 박영현까지 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 하지만, 와일드카드결정 2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 특유의 야구에 대한 직관력, 과감한 판단이 고루 맞아떨어졌다.
정규시즌 5위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건 역대 최초다. 당연히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도 없다. 그래서 KT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그 역시 최초 사례다. 준플레이오프 상대 LG 트윈스에 객관적 전력상 앞선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기세를 감안할 때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강철 감독의 역습은 현재진행형이다. 공교롭게도 LG와의 준플레이오프는 작년 한국시리즈 매치업과 같다. KT는 작년 LG와의 한국시리즈서 1차전을 잡고 2차전서도 앞섰으나 역전패하면서 내리 4경기를 내줬다. LG로선 29년만의 한을 푼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그러나 KT로선 아쉬운 한국시리즈였다.
이강철 감독으로선 무대는 다르지만, 1년만에 포스트시즌서 다시 LG를 만나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LG가 작년보다 마운드가 강하지 않아 해볼만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마운드 보직 변경을 천명한 상황이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불펜 기용 가능성이 있다.
흥미로운 건 KT가 포스트시즌에서 이미 리벤지 성공의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2020시즌 플레이오프서 만난 두산 베어스에 1승3패로 패퇴했다. 당시 정규시즌 2위로 이강철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치렀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당시 ‘가을야구 전문’ 두산 베어스와 김태형 감독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1년이 흐르고 2021시즌에, KT와 두산은 한국시리즈서 만났다. 이때 KT가 두산에 4승으로 스윕하면서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에 당한 1년 전 아픔도 깨끗하게 씻어냈다. KT는 이듬해이던 2022년 준플레이오프서 키움 히어로즈에 2승3패로 패퇴했다. 그러나 두산과의 리벤지에 성공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지속 가능한 강팀 반열에 올랐다.
현재 이강철 감독은 2019년부터 6년째 KT 지휘봉을 잡는 중이다. 현역 10명의 사령탑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팀을 이끌고 있다. KT는 2023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과 2026년까지, 3년 계약연장을 한 상태다. 이 선택은 지금까진 옳았다는 게 증명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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