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를 완전히, 잠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생각입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최종전 직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위와 같이 말했다. 당당한 리셋 선언이었다. 141경기서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장타율 0.647 출루율 0.420이면, 그래도 된다.
KIA는 정규시즌 직후 지난 3일까지 사흘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4일부터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 14일부터 광주에서 합숙도 실시한다. 9일과 14일에는 상무 및 지방 2군 팀과의 연습경기도 잡았다. 16일에는 자체 청백전을 갖는다.
즉, KIA로선 지난 사흘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김도영은 과감하게 야구를 놨다. 당시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씻어내면서 친구들도 많이 만나려고 한다. 야구를 완전히, 잠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생각이다”라고 했다.
훈련만큼 중요한 게 휴식이다. 김도영은 “초기화를 시켜야 한다. 몸을 초기화하는 것이다. 후반기 들어서 기록을 의식하면서 타석에서 조금 변한 모습들을 초기화시키고, 리셋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다. 아예 그냥 배트를 안 잡고 놀다 올 생각이다”라고 했다.
천하의 김도영은 늘 한결 같은 것 같지만, 슬럼프도 있었고 흔들리기도 했다는 인터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40홈런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좋았던 타격리듬이 흔들렸다는 게 자신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애버리지가 좋았지만, 김도영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리셋을 마친 김도영이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김도영은 신인이던 2022년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백업 내야수로 뛰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21일부터 시작할 한국시리즈가 김도영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이제 와일드카드결정전만 끝났다. 5일부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 13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승자의 플레이오프가 진행된다. 여기서 KIA의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결정된다. 누가 올라오든 김도영은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 KIA와 한국시리즈서 대등한 승부를 하려면 김도영을 묶는 게 관건이다. 붙박이 3번 3루수가 유력하다.
김도영에겐 정규시즌 후 한국시리즈까지 쭉 쉬면서 컨디션을 올리는 것도 첫 경험이다.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 초반 타자들의 감각이 언제 올라오느냐가 시리즈 전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영도 예외는 아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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