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0실책, 깔끔하다.”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이 KBO리그에서 40-40에 도전하는 동안, 메이저리그에선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역대 최초 50-50을 넘어 54-59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메이저리그에 오타니가 야구천재로 불린다면, KBO리그엔 김도영이란 젊은 천재가 나타났다.
궁금했다. 한국의 야구천재는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일본의 야구천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도영은 지난달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마치고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그 리그는 말도 안 되는 메이저리그”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오타니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신경도 안 쓴다. 그냥 내가 해야 할 것만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도영도 당연히 오타니를 잘 알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이 오타니에게 비빌(?) 상대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자신의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선수의 중요한 덕목이다. 김도영의 말은 씁쓸하긴 해도 현실이다. 오타니는 세계적인 야구선수이고, 김도영은 이제 막 프로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다. 심지어 김도영은 “만찢남(오타니의 별명)은 수비도 잘합니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말과 달리 오타니가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를 잘 하는지 검증된 적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도류를 하면서 타격을 할 땐 지명타자를 주로 맡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도영의 말은, 만찢남이란 말을 들으려면 모든 측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김도영은 자신의 수비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올 시즌 김도영은 1111이닝으로 리그 수비이닝 6위에 3루수 최다이닝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1년 내내 꾸준히 핫코너를 지켰다. 그러나 실책을 무려 30개나 범했다. 올 시즌 리그 최다 실책 1위에 올랐다.
김도영은 고교시절까지 주로 유격수를 봤다. 3루수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제대로 시작했다. 풀타임 3루수 첫 시즌에 제대로 신고식을 했다. 포구가 약간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확연히 좋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실제로 후반기에 실책이 확 줄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내게 90점 정도 주고 싶다. 10점 아쉬운 건 수비이지 않을까. 수비에서도 배운 게 많다. 수비만 본다면 실패한 시즌은 아니다. 지난 1~2년간 타격에 대해서 배운 게 많다. 올해는 수비 측면에서 되게 좋은, 의미 있는 시즌이다. 내년에 더 좋아지지 않을까. 30실책을 깔끔하게 했다. 28~29개보다 30개가 낫다. 31개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수비가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KIA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시선도 있다. 결국 김도영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 김도영의 수비력이 갑자기 비약적으로 향상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비는 결국 경험과 연습이다. 김도영이 결국 정복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거의 매일 박기남 수비코치와 함께 핸들링 훈련을 하는 등 수비에 진심이다.
김도영은 “수비보강에 대해 충분히, 나름대로 생각한 상태다. 내년엔 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어떤 루틴을 가져가야 하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뭘 신경 써야 하는지 좀 더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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