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상암 노찬혁 기자] FC서울이 겹경사를 맞이했다. 수원FC와의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고, K리그 단일시즌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최악이었다.
서울은 29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수원FC와의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후반 22분 선취골을 뽑아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일류첸코가 린가드의 코너킥을 헤더골로 연결했다. 서울은 한 골 차의 리드를 지켜냈고, 수원FC를 꺾으며 3경기 무승을 끊어 5위로 뛰어올랐다.
안방에서 승리를 거둔 서울은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3만 103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이로써 서울은 43만 29명을 넘어 43만 4426명으로 유료관중 집계 이후 K리그 단일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경기장 곳곳에서 이른바 '논두렁 잔디'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 도중 선수들이 태클을 할 경우에는 잔디가 파였고, 구단 스태프가 경기장 밖 잔디를 점검하기도 했다.
감독도 선수들도 불편한 내색을 내비쳤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잔디 상태가 좋았으면 득점도 나왔을 것"이라며 "불규칙 바운드가 워낙 많았다. 두 팀 모두에게 어려운 경기였다. 좋은 경기력을 위해 신경 써야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수원FC도 그렇겠지만 경기장 상황이 열악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부상 없이 경기를 마쳐 다행일 정도"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퀄리티 있는 마무리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의 주장 린가드는 "개인적으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훈련장, 경기장 상태도 좋지 않다. 잉글랜드에서는 볼이 잘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기 전에 볼부터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끼리 핑계 대지 말자고 얘기했는데 환경 자체는 실망스럽다. 멋진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좋은 잔디 컨디션이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평가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보고 칼을 빼 들었다. KFA는 24일 "협회는 다음달 15일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4차전 이라크와 홈경기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변경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FA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로는 잔디 보식 등 여러 방안을 최대한 동원한다해도 내달 15일 월드컵 예선 경기일까지 경기장 잔디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홈 구장 변경을 요청했다.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계속해서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팔레스타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기술이 좋은 선수들도 볼을 다루는 데 애를 먹었다"며 "홈 구장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9월 A매치가 끝난 뒤 관리에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경기가 없는 날에는 콘서트와 같은 행사까지 겹치며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를 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부상의 우려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암=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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