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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제시 린가드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1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화제의 중심'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세계를 놀라게 한 깜짝 이적으로 '피리 부는 서울 남자'가 된 FC서울의 복덩이, 제시 린가드가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린가드 선수는 정말 피리 세리머니부터 여러 가지로 화제의 중심이다. 린가드 선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르더라도, 린가드 선수는 축구에 관심이 없으시는 분들도 아실 거다. 사실 린가드 선수의 FC 서울 이적은 '진짜야?', '거짓말' 이런 반응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왜냐하면 린가드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만 13년을 뛰었다. 2018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했고 잉글랜드가 4강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말 그대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다. 그런 선수가 갑자기 K-리그에 온다고 하니까 '이게 정말이냐'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재석은 "지난 2월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린가드 선수가 FC서울 이적에 가까워졌다는 기사를 냈다"며 "이런 이야기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전 소속팀에서 주급을 3억 가까이 받았다. 이게 연봉을 주급으로 착각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라며 "실제로 영국의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에서 전문가 분이 나오셔서 그런 이야기했다. 린가드 선수가 한국에 오기 전에 사우디 리그에서도 여러 가지 오퍼가 있었다고 한다. K-리그도 그만큼의 연봉을 주는 게 아닌가 이야기를 하실 정도였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은 "아니 도대체 무슨 이유로 FC서울에 오시는 건지 의문과 기대가 뒤섞이다 보니 연일 화제가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세호 또한 "우리가 흔히 숫자를 이야기 안 할 수가 없지 않나. 혹시 숫자를 보고 고민되지 않았냐"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다만 린가드는 대답 없이 웃음만을 터트렸다.
린가드의 입국 당일,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항공기의 항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인천공항 도착까지 린가드가 탄 비행기를 수척한 이는 약 5000여 명이라고. 이에 대해 린가드는 "나는 몰랐다"며 "한국 팬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 아시아 투어를 갔는데 그때 팬들이 정말 많았다. 아시아에 팬들이 정말 많은 건 알았지만 실제로 와서 살아보니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린가드의 입국 현장은 지상파 3사에서 생중계됐다. 린가드는 "정말 정말 행복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지 몰랐다. '온리 조금'만 있을 줄 알았다"며 "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모든 팬들이랑 사진도 찍고 사진도 다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좋았다.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린가드는 입단을 위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것까지 목격되며 FC서울 입단을 완료했다. 린가드 입단 이후 홈 개막전 관중은 5만 1600명을 기록, K-리그 유료 관객 집계 이후 최다 관중을 자랑했다. 린가드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 외신 기자가 현장을 찾기도 했다. 린가드는 "그날 경기에 많은 팬들이 온 걸 보고 정말 감동했다. 심지어 경기장 밖이나 길을 걸을 때도 팬들을 많이 만나서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다.
린가드의 인기는 유니폼 판매로도 증명됐다. 유재석은 "린가드 선수 유니폼 판매 첫날 새벽부터 많은 팬 여러분이 줄을 서셨다. 구단 사상 최초로 하루 억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유니폼이 판매될 때마다 수익이 셰어가 되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웃음을 터트린 린가드는 "조금조금"이라며 한국어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린가드는 딸과 헤어지면서까지 한국행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축구에서도 인생에서도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신의 계획이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다. 맨유 아카데미부터 시작해서 1군에 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계단씩 최고의 자리까지 가는 게 정말 어렵지 않나"라며 "나한테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았는데 기성용 선수가 있던 스완지가 겨룬 데뷔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서 6개월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린가드는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20분 만에 부상을 당했다. 재활을 마치고 다른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또 다른 선택의 순간이 왔다. 예전처럼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게 됐고 의미 없이 머물러 있기는 싫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노팅엄과 계약이 끝나고 소속팀이 없었던 지난 1년, 나는 그냥 꾸준히 경기를 뛰고 싶었다. FC서울 구단에서 나를 보러 영국 맨체스터까지 왔다. 처음엔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나를 신경 써준다는 걸 꺠달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 나를 보러 와준 게 내가 한국에 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시간을 내서 나를 보러 와줬다"며 "그게 내가 떠나온 이유고 납득할만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적할 땐 항상 여러 말이 나온다. 더 많은 돈을 받을 거라고. 인생에서 가끔은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축구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고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게 내가 여기 온 이유다. 행복하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물론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힘들지만 팀이 내 뒤를 든든하게 지켰니까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축구를 하러 왔으니까. 이렇게 정기적으로 팀과 뛰고 팬들과 함께 기뻐하는 순간이 너무 좋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린가드는 "한국 생활은 정말 행복하고 여러분의 응원들은 절대 잊을 수 없을거다. 그리고 나에게 보여주신 감사의 마음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그래서 나도 열심히 일하면서 겸손함을 유지하고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하는게 목표"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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