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본인도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150km를 포기한 초대형 유망주 장재영(22, 키움 히어로즈). 7월17일 고척 KT 위즈전을 끝으로 우측 대퇴부 부상으로 이탈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 막 야수로 새출발한 선수를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이례적으로 자책까지 했다.
그런 장재영은 8월30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서 복귀전을 가졌다. 그리고 3~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도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그런데 포지션이 중견수가 아닌 우익수다.
움직임이 많은 중견수보다,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우익수를 맡겨 장재영의 다리를 조금이나마 보호하고자 했다. 이렇듯 장재영에 대한 쓰임새는 키움이 긴 호흡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투수의 삶을 포기했으니, 야수로는 어떻게든 빛을 보게 해주려는 생각이다.
홍원기 감독의 실험은 6일 경기서도 이어졌다. 데뷔 후 처음으로 리드오프로 나갔다. 홍원기 감독은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이 괜찮다. 지금 아니면 여러 가지 시도를 못할 것 같다. 잔여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1번으로 한번 넣어봤다”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궁금한 건 역시 포지션이다. 최근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내심 야수 데뷔 초반 욕심을 내던 유격수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고 애기했다. 그러나 6일 KIA전을 앞두고서는 또 다른 얘기를 했다.
슬며시 웃더니 “(장재영의)최측근에 따르면 본인이 유격수 생각이 없는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았을 것이다. 외야수를 보면서 타격에 집중해야 하는데 유격수를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재영의 유격수 시도를 봉쇄하겠다는 게 아니라, 장재영의 생각의 변화를 듣고 내심 뿌듯하게 생각한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장재영의 타순, 포지션 등에 대해 어떻게든 정비하는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홍원기 감독은 “겨울에 의견을 나눠보고 방향설정을 할 것이다. 여러 길을 열어놔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키움의 야수진 구조를 보면 내야도 외야도 젊은 선수가 넘쳐난다. 결국 장재영이 내야수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외야에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건 키움은 장재영의 야구 재능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각오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장재영이 야구에 너무나도 진심이다. 많은 돈을 받고 입단해 투수로 실패하면서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자체는 전혀 식지 않았다. 구단은 그런 장재영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 한다. 대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증명하는 건 장재영의 몫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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