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진짜 좋아.”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에게 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시구는 잊지 못할 경험이다. KIA에 따르면 네일은 야구인생 처음으로 시구를 했다. 당연하다. 현역 야구선수가 시구를 할 일이 거의 없다.
네일이 시구를 한 건 KIA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였다. 네일은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8월25일에 서울 아산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8월 말부터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선한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고, 최근 퇴원해 광주 KIA챔피스필드와 집을 오가며 치료와 재활 중이다. 구단에선 무리하지 말라고 만류하지만, 네일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운동하면서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네일은 구단 SNS와 자신의 SNS에 팬들의 수많은 격려를 받고 진심으로 감동했다. 이에 이날 깜짝 시구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시구 계획이 없던 이 경기를 택해 구단에 제안, 승낙을 받았다. 그렇게 비밀스러운 시구 행사가 진행됐다.
팬들은 물론, KIA 선수들도 몰랐다. 네일은 차량을 타고 3루 덕아웃까지 다가왔고, 마스크를 쓴 채 차에서 내려 마운드까지 올라갔다. 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KIA 찐팬’이 시구를 한다는 공지만 올라온 상황. 네일은 ‘최강 기아’가 적힌 유니폼 상의를 입고 마운드에 올라 멋지게 시구했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전광판에는 네일의 진심이 흘러나왔다. 네일은 “그동안 받았던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젠 제가 그것들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다. KIA 팬들과 선수들의 격려와 감동에 감동으로 보답했다.
네일은 구단을 통해 “조금 긴장도 됐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생각한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다. 외국인선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돼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했다.
네일은 11일 입에 고정된 보형물을 제거하고 12일부터 ITP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복귀는 쉽지 않다고 해도 포스트시즌 준비는 무난할 듯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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