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0-40을 해도 홈런왕은 못한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진격한다. 최연소, 최소경기 30-30을 달성한 뒤 40-40은 생각도 안 한다고 했다. 그러나 말과 달리 40-40에 조금씩 다가선다. 1일까지 35홈런 36도루다. 9월 잔여 18경기서 5홈런 4도루 추가를 못한다는 법이 없다.
그런 김도영이 40-40, 어쩌면 그 이상으로 어려운 미션이 있다. 홈런왕이다. 맷 데이비슨(33, NC 다이노스)이 시즌 내내 홈런 타이틀만큼은 김도영에게 1위를 내주지 않는다. 김도영이 센세이션한 활약에 비해 KBO 시상 부문 개인타이틀 1위가 득점(124)과 장타율(0.651) 뿐인 건 데이비슨이 김도영의 추격을 뿌리치고 홈런 1위를 지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111경기서 427타수 124안타 타율 0.290 39홈런 100타점 78득점 장타율 0.604 출루율 0.362 OPS 0.966이다. 122 삼진으로 이 부문 최다 6위이긴 하지만, 실적도 확실하다. 작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19홈런을 그냥 친 게 아니었다. 전형적인 한 방 잡이인데 애버리지도 2할대 후반이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데이비슨은 3~4월 5홈런, 5월 8홈런, 6월 12홈런, 7월 7홈런, 8월 6홈런, 9월 1홈런으로 매달 꾸준히 홈런을 가동한다. 홈런만큼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1위를 지켜왔고, 40홈런을 예약했다. KBO리그 40홈런은 201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47홈런)에 이어 4년만이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40홈런 외국인타자가 많지 않았다. 1998년 타이론 우즈(42홈런)를 시작으로 1999년 댄 로마이어(45홈런), 찰스 스미스(40홈런), 트레이시 샌더스(40홈런),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42홈런),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48홈런), 2015년 에릭 테임즈(47홈런), 2016년 테임즈(40홈런), 2018년 제이미 로맥(43홈런), 2020년 로하스(47홈런)가 전부다.
데이비슨은 2015~2016년 테임즈에 이어 NC 구단 역대 두 번째 40홈런 외국인타자를 예약했다. 데이비슨이 미국이나 일본 무대에 도전할 뜻이 없다면 NC로선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이가 33세로 아주 젊은 편은 아니어서, 재계약 추진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의 타격 폼과 리듬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타격연습 때부터 영상을 찍는 등 투수와 싸우려는 모습보다 자신과 싸우려는 모습을 강인권 감독으로부터 지적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를 잘 하기 위한 열망은 대단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데이비슨이 내년에 NC와 재계약할 경우 테임즈만 갖고 있는 외국인타자 두 차례 이상 40홈런 시즌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올해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한만큼 내년에 성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데이비슨이 1루 수비를 아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NC도 데이비슨을 놓치면 다시 주전 1루수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데이비슨이 부상한 동안 김휘집이 1루수로 뛰었지만,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다. 김휘집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와 3루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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