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멋진 남편으로, 아빠로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두산 베어스 강승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전 맞대결에 3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첫 경기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2년 연속 시즌 초반만큼은 매우 페이스가 좋았던 두산.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승엽 감독은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성적이 중요한 상황에서 두산은 28일 경기 전까지 1승 4패로 허덕이고 있었다. '토종 에이스' 곽빈과 홍건희, 최지강, 이병헌 등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마운드는 선전을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타선이었다.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은 썩 나쁘지 않았지만, 두산은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는 등 좀처럼 이길 수 없는 경기를 거듭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한 명이 터져주면 분위기가 확 바뀔 것 같은데…"라며 "어제(27일) 같은 경우에도 상대도 볼넷이 많았고,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살려준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것들을 게임을 통해 잘 풀어간다면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워낙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변함 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이날도 두산의 타선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해결사는 있었다. 바로 강승호였다. 강승호는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출발했는데, 두 번째 타석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후라도와 맞붙은 강승호는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후라도의 4구째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이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연결됐고, 두산이 기선제압에 성공함과 동시에 두산이 승리하게 되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이어졌다. 이후 강승호는 안타를 더 보태진 못했으나, 3회 한 방으로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끝난 뒤 강승호는 "문학과 수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항상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오늘 중요한 순간에서 해결할 수 있어 기쁘다"고 승리의 소감을 전했다.
이날은 강승호에게 매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아내가 임신한 후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것이었다. 강승호는 "오늘 아내가 임신하고 처음 야구장에 왔다. 항상 앉는 것처럼 외야석에 앉겠다고 했지만, 홀몸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어서 테이블석으로 모셨다. 멋진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하러 와준 아내와 뱃속에 있는 쌍둥이, '히트'와 '럭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서울의 날씨는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매우 쌀쌀했다. 특히 잠실구장에는 매우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개시 1시간 전부터 2만 3750장의 티켓이 모두 매진됐고,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에 강승호는 "먼저 홈 개막전부터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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