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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스타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이 공개적으로 '기부 리스트'를 돌리며 기부 여부를 감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중들은 기부 강요 문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부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연예인들의 기부 여부를 정리한 게시글이 확산했다. 여기에는 기부를 한 연예인과 아직 기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연예인들이 구분되어 있으며, 금액순으로 나열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순으로 정렬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수지 등의 이름이 거론되며 방송인 유재석 등 천 만원 이상의 연예인 기부자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특히 그룹의 경우 이미 기부한 멤버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기부 여부까지 감시하는 행태가 나타났다. 또한 일부 팬들은 "다른 사람들은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만 깜깜무소식이니까 좀 하라고 할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기부를 독려하는 명목으로 스타들의 SNS에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공개적으로 기부 사실을 밝히지 않은 스타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축구 선수 손흥민의 경우 "주급 3억이 넘는데 왜 기부 안 해"라는 댓글이 이어지자, 그의 가족이 직접 나서 "손흥민이 산불 피해 성금 2억 원을 조용히 기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올해 초 소아과 병원에도 6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 피겨선수 김연아에게도 "산불 기부를 안 하나?"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중들은 "기부는 선행이지 강요가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나아가 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기부했는가?'에 대한 비교하는 행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룹 코요태 멤버 빽가는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우리도 산불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천만 원을 기부했는데 '다른 연예인들은 수억 원을 기부했는데 너희는 셋이서 그거밖에 안 내냐?'라는 말을 들었다"며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기부를 하든 안 하든 비난받는 게 말이 안 된다" "선행을 칭찬해야지, 왜 강요하고 비교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과도한 기부 강요 문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타인의 행동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문화가 확산하였다고 분석한다. 특히 기부와 같은 선행조차 강요되는 분위기는 기부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스타들의 기부는 여전히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이가 기부에 나섰고, 이에 영향을 받은 팬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는 등 '선한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는 지난 27일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팬들은 "카리나의 선한 영향력에 마음을 보태고 싶어 생일 모금액 중 일부를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했다"며 천만 원을 기부한 사실을 전했다.
이에 카리나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작은 마음들이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이(팬덤명)들이 함께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같아 괜히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이렇게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고, 비가 많이 내려주길"이라며 소망했다.
누구도 선행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기부를 했을 때 그 사실을 축하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건강한 팬 문화가 아닐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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