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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이스의 급성 위장염. 그렇게 급하게 개막전 선발투수가 바뀌었다.
벤 라이블리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개막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실점으로 잘 던졌다.
라이블리는 올해 고작 225만달러(약 33억원)를 받고 뛰는 우완투수다. 국내 야구팬들에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이라서 친숙하다. 라이블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6경기서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에 그쳤다.
그랬던 라이블리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29경기에 등판, 13승10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서 석연찮은 이유로 제외되기도 했지만, 정규시즌은 기대이상의 활약이었다. 작년 연봉은 단 75만달러.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수준의 선수가 13승을 찍었으니, 연봉 3배 인상은 당연했다.
아무리 라이블리가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했다고 해도, 개막전 선발등판은 꿈꾸기 어렵다. 클리블랜드도 올해 개막전 선발을 태너 비비에게 맡겼다. 셰인 비버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MLB.com에 따르면 비비의 개막전 선발등판은 경기를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비비에게 급성 위장염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장에 염증이 생겨 소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거나 스트레스성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설사와 구토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을 계속 오가야 한다. 비비가 이날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건 불가능했다.
스티븐 보그트 감독은 “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바로 그가 그 선수다. 그는 우리에게 멋진 5이닝을 선물했다”라고 했다. 실제 라이블리는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당황하지 않고 제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바비 위트 주니어와도 대등한 승부를 했다.
라이블리는 1회 위트에게 83.3마일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공이 보더라인을 살짝 스치는 수준으로 높게 들어갔다. 3회 2사 2루서는 77.4마일 커브를 던지다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줬다. 사실 3유간 약간 깊숙한 타구였으나 위트의 빠른 발이 만든 안타였다. 6회에 마운드에 올랐다면 세 번째 맞대결을 가질 수 있었지만, 무산됐다.
그래도 라이블리는 90마일대 초반의 투심과 70마일대 커브와 스위퍼, 80마일대 슬라이더 등 특유의 다양한 구종으로 5이닝을 알차게 막았다. 3회 비니 파스콴티노에게 커브를 던지다 우월 스리런포를 맞긴 했지만, 타자가 잘 쳤다. 승패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이날 등판한 30명의 선발투수 중 가장 몸값이 낮지만, 투구내용은 그 누구에게도 처지지 않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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