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손흥민, 10일 본머스전서 페널티킥 득점
절묘한 파넨카킥, 올 시즌 EPL 7호골 작렬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팀 성적이 매우 좋지 못하고, 최근 개인적인 경기력도 나빴다. 게다가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3)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다시 일어섰다. EPL 경기에서 패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10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토트넘과 본머스의 2024-2025 EPL 28라운드 경기. 홈 팀 토트넘의 선발 명단에 손흥민의 이름이 없었다. 4-3-3 전형을 기본을 짠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를 원톱에 내세웠고, 윌슨 오도베르와 글렌 존슨을 윙포워드로 배치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홈 이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초반부터 계속 나오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쿨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으면 허무하게 골을 여러 번 내줄 뻔했다. 중원과 공격 연결도 원활하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에 갇히며 결국 전반 42분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투입된 후 곧바로 엄청난 활동량을 보였다. 공격과 중원 사이에 벌어지는 틈을 메우고, 본머스의 날카로운 역습을 방어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공격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후반 8분 왼쪽에서 가운데로 꺾어 들어오며 특유의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을 날렸다. 공은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골대를 때렸다. 이후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토트넘이 후반 20분 추가골을 내주고 0-2로 끌려가며 패배 위기를 맞았다.
2분 후 파페 사르가 행운의 골을 터뜨리면서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은 정말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리고 경기 막판 절호의 찬스를 얻어냈다. 후반 37분 역습 기회를 열고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골키퍼의 파울을 유도하면서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그리고 직접 키커로 나서 가볍게 파넨카킥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손흥민은 사실 페널티킥 기회에서 파넨카킥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오른발 킥으로 골키퍼 오른쪽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상대에게 읽혀 최근 페널티킥을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페널티킥에 대한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연습과 마인드 콘트롤에 힘을 기울였고, 멋진 이날 멋진 파넨카킥으로 소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파넨카킥 페널티킥으로 터뜨린 후 정말 오랜만에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경기는 2-2로 끝났다. 손흥민은 경기 후 힘든 기색을 보였다. 후반전에 투입돼 모든 힘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허리를 숙여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홈에서 아쉽게 승리를 놓친 아쉬움에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주장으로서 팀 경기력이 좋지 않은 데 대해 자책하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긴 듯하다.
어쨌거나 또 토트넘의 해결사로 거듭났다. 주위의 거센 비판과 함께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으나, 그라운드에 나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원했다. 어느덧 올 시즌 EPL에서 7골 9도움을 올렸다. 개인 통산 네 번째 EPL 한 시즌 10-10 달성에 다가섰다. 여전히 토트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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