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대한항공·에어부산 등 창립 이래 역대 최대 매출 달성
지난해 해외여행 관광객 수 2869만명…2년 연속 2000만명대
고환율 장기화 시 달러 결제 고정지출 증가 우려
FSC, 파생상품 통해 대응 나서…LCC는 대응책 ‘고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지난해 항공업계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에는 비상계엄 등에 따른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10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166억원, 영업이익은 1조94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창립 이래 최대 수준이며, 영업익 역시 전년 대비 22.5%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매출 7조59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85억원 감소한 622억원을 기록했다.
저비용 항공사(LCC)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지난해 매출액 1조9358억원으로, 전년 1조7240억원 대비 12.3% 증가해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개별 기준 1조46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에어부산도 전년 동기(8904억원) 대비 13.1% 증가한 1조68억을 달성하면서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항공사들의 최대 실적 배경에는 국내 소비자의 해외여행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1769만4010명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국내 4사 LCC 국제선 여객 수도 2615만7316명으로 전년 대비 19.9% 늘어났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2869만명으로, 2023년 2271만명에서 2년 연속 2000만명대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해외여행객 수는 코로나19 직전이자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9년(2871만명)의 약 94% 수준으로 회복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량이 늘어난 것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누적 항공화물 운송량은 총 419만톤(t)으로 2023년 374만t과 비교해 12%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주(87만t), 중국(71만t), 유럽(61만t) 순이었다.
해외 운송량이 늘어난 것은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를 중심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성장하며 화물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홍해 사태 장기화로 컨테이너선들이 남아프리카 항로로 우회하면서 해상 운송 기간과 운임료가 높아진 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올해는 비상계엄에 따른 고환율로 인해 항공사들이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리스비와 연료비, 정비비 등 고정지출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 항공사들은 외화로 부채를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상승할 수록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 금액이 증가해 부채 부담이 커진다. 현재 1450원대를 유지하는 환율 상황은 향후 실적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형항공사(FSC)의 순외화부채의 총합은 9조원을 넘었다. 달러·원 환율 1400원을 기준으로 대한항공 4조6200억원, 아시아나항공 2조6446억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LCC 역시 제주항공 4180억원, 진에어 2280억원, 에어부산 6940억원 수준의 순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비상장기업으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티웨이항공은 분기보고서에 외화표시 자산과 부채를 별도로 명시하지 않아 정확한 부채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약 3645억원의 세전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만약 원·달러환율이 1450원 전후 수준으로 1년간 유지된다면 대한항공의 외화평가손실액은 약 1000억원대 이상으로 불어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나는 연말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손실이 4282억원 발생해 당기순손실은 47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형 항공사(FSC)들은 파생상품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볼 때 외화환산손익과 파생상품손익이 상계돼, 외환 관련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후 환율 변동 시에도 손익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LCC의 경우 항공기를 빌려 쓰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 급등 부담이 더 큰 상황임에도 적절한 대응책이 부족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LCC들은 환율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사용 확대 및 신규 노선 다변화로 수익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환율 장기화는 항공사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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